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고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27일(현지시간) 한미일 3국이 석탄 수출과 북한 근로자의 국외 노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을 포함해 북한 정권의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수입원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01.jpg
▲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사진은 지난 2월 방한 당시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셀 차관보는 이날 오후 '미-일-한 3각 협력'이란 주제로 진행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기에앞서 배포한 모두 발언문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유엔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에 모든 나라가 동참하도록 유엔과 동아시아정상회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을 포함한 다자 무대에서 3국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3국은 북한이 진지한 비핵화 협상으로 되돌아오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준수할 때까지 계속해서 북한의 비용 부담을 높이고 북한의 수입원과 평판을 겨냥할 것"이라며 "무모한 도발은 오로지 더 강한 반격을 낳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김정은 정권에 인식시키고자 우리 3국은 각자 맡은 바를 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러셀 차관보는 "우리는 또한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국·일본과 가능한 3각 (제재)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맷 새먼(공화·애리조나) 소위원장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러셀 차관보는 이란에 대해 취했던 것처럼 북한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국제 금융거래망에서 배제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다른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북한이 불법 행위를 위해 악용한 국제금융체계를 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포함한" 제재 강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며 "궁극적으로 북한의 국제금융 서비스 접근을 더욱 제한하기 위한 협정에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 정부, 특히 재무부와 소속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또는 미국 법을 위반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차단하려고 북한 은행과 북한의 금융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대북제재 공조에 대해서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아직 할 일이 훨씬 많다"면서도 유엔의 새로운 대북제재와 관련해 중국과 "매우 건설적이고 솔직한 대화들을 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로 상당한 진전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오랫동안 북한의 비핵화라는 핵심목표를 놓고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신뢰 할만하고 진정한 협상에 임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불행하게도, 북한의 잇단 도발은 한·일·미 3국이 추구하는 대화와 외교를 거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 공화당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문제를 삼고 있는 동맹체제에 대해 러셀 차관보는 "미한상호방위조약과 미일안보조약에 구체화된 한·일 양국과의 동맹관계는 오래 지속해 왔고 흔들 수 없다"며 "세계 1위와 3위, 11위 경제국 간의 무역과 투자 관계는 상호연계된 세계와 미국의 번영에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작년 12월 한·일 양국의 '위안부 문제' 합의를 거론한 뒤 "일본과 한국은 민감한 과거사 이슈인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역사적 합의에 도달했다"며 "우리는 치유와 화해에 이바지할 두 나라의 용기 있는 결정에 갈채를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하원에서는 미국 정부가 북한에 현금과 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전체회의를 통과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애초 원안은 이란에 현금과 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여기에 북한과 테러지원국들을 추가한 숀 더피 의원(공화·위스콘신)의 개정안이 전체회의에서 채택됐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