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건국 67주년 기념일(국경절)을 맞아 북한과 중국이 잇따라 기념행사를 열면서 5차 핵실험 이후 냉각된 양국관계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양국은 평양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의 국경절 기념행사에 자국 대사를 교차 참석시켰고 평양에서는 이례적으로 기념행사가 2건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대북 제재 등을 둘러싸고 한·미의 북·중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북·중은 보란 듯이 '전통적 우호'를 부각하며 양국관계 복원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북한 대외문화연락위원회와 북중친선(우호)협회는 지난달 30일 평양 옥류관에서 공동으로 초대회(리셉션)를 개최해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성립 67주년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 당· 정·군의 유관 부문 인사와 주북 중국대사관 외교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강하국 조중(북·중)친선협회 중앙위원회 위원장 겸 보건상은 "중국 인민이 중국 공산당의 영도하에 사회안정과 경제발전을 실현하고 중국특색 사회주의 현대화과정에서 큰 성취를 이룩했다"며 "우리는 중국 인민이 '중국의 꿈' 실현과정에서 더욱 큰 성취를 이뤄내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리진쥔(李進軍) 주북 중국대사는 "우리는 형제인 조선(북한) 인민이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조선 노동당의 영도하에 각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을 기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이어 "새로운 정세 아래에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초심을 잃지 않고 '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조강화의 방침'(16자 방침)을 토대로 중·조(북·중) 관계를 잘 수호하고 강화하고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협조 강화, 호혜협력 심화, 양국관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 발전 추진, 양국과 양 국민에 대한 혜택 제공,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는 북한이 주도해 북·중 양국이 공동으로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주북 중국대사관이 지난달 29일 평양에서 별도로 개최한 중국 건국 67주년 리셉션에 고위급 인사를 대거 보냈다.

이 자리에는 김영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리길성 외무성 부상, 박순덕 국가체육위원회 부위원장, 심국룡 외교단사업총국 총국장 등 북한 고위인사와 평양주재 외교사절 등이 대거 참석했다고 대사관 측은 전했다.

리 대사는 "중국은 북한 인민의 이웃으로, 형제이자 친구"라면서 최근 북한이 극심한 수해를 본 데 대해 중국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속한 복구와 재난극복을 희망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이와 별도로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국무원 주최 국경절 기념행사(리셉션)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 7명과 국내외 인사 1천200여명이 참석한 기념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김장수 주중대사를 비롯해 상당수 국가의 대사가 혼자 참석한 것과 달리 지 대사는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 대사가 중국 최고지도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북·중 관계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중국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논의 동참 등에도 큰 문제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북·중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 및 경제관계를 단절하거나 격하해 달라고 각국에 요청함에 따라 이를 일축하면서 미국 측의 압박에도 양국관계를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피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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