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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용인시장배 및 기호일보 전국바둑대회가 9일 용인시 명지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대국을 벌이고 있다. 용인=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대회에 참가한 소속 학원과 가족들의 응원이 담긴 현수막이 이색적으로 펼쳐져 참가자뿐 아니라 관중의 얼굴에 즐거운 표정이 만연.

 ‘우리 대회는 우리 기원이 모두 승리할 것’, ‘이세돌보다 더 잘하자’ 등 재치 있는 문구가 눈길을 끌기도.

 또 경기 시작 전 자녀들의 손을 잡고 ‘힘내라’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곳곳에서 보였으며, 관중석 한쪽에선 ‘우리 누나 짱’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응원을 하는 용인 이현초등학교 우지윤(12)양의 5살 쌍둥이 남동생들의 모습에 다른 참가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기도.

 ○…대회 최고령 참가자로 기록된 김성규(79·4급·용인 수지구청기우회)옹은 60여 년에 가까운 기력을 마음껏 선보이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독차지.

 공군사관학교 88기로, 1만4천여 비행시간을 기록한 파일럿 출신인 김 옹은 군 시절 늘 비상비행 대기를 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 처음 바둑을 접한 뒤 인생과 비슷한 바둑의 매력에 매료돼 꾸준히 바둑을 즐겨.

 김 옹은 함께 용인 성인단체부에 참가한 팀원들의 대국을 지켜보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기도.

 그는 "바둑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등 노인들의 정신건강에 매우 좋은 수양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친구들과 쉽게 친해질 수도 있는 바둑을 많은 노인들이 접해 새로운 인생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해.

 ○…까무잡잡한 피부에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로 마치 검은 바둑돌을 연상시킨 최연소 기사가 눈길.

 바둑을 시작한 지 만 4개월도 채 되지 않은 한선우(5)군은 가장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연신 신중한 자세로 착수를 거듭. 특히 빠른 점수 내기로 상대방을 당황시키는가 하면, 심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당찬 모습을 보여 주위의 탄성을 자아내.

 자신의 경기가 끝난 뒤에도 다른 친구들과 연습 바둑을 두는 모습에서 바둑에 대한 열정이 느껴져.

 ○…대회 시작 1시간여 전부터 참가자와 가족들로 북적인 대회장 곳곳에서 연습 대국 삼매경이 펼쳐져.

 이들은 상대방에게 훈수를 두며 티격태격하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긴장을 풀기도.

 특히 예선전을 앞두고 있던 권민성(용인 신촌초 2년)군과 오유준(용인 석현초 2년)군은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연습 대국을 이어가던 중에도 상대의 예리한 공격에는 이내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집중해 프로기사다운 모습을 보여.

 바둑을 배운 지 1년여에 불과하다는 권 군은 "바둑대회 첫 참가라 경험을 쌓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오늘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연습해 언젠가는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혀.

 ○…3차례의 대회 만에 처음 신설된 ‘명지대 3인 단체전’에 참가한 명지대 바둑학과 학생들이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아.

 1997년 개설된 명지대 바둑학과는 전 세계 유일의 바둑학과로, 이날 대회에는 총 10개 팀, 30명이 참가해 대국을 펼쳐. 이들은 모교에서 열린 전국바둑대회에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오민규(바둑학과 4년·아마 6단)씨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정식 바둑학과가 운영 중인 모교에서 뜻깊은 전국대회가 열려 명지대 학생이자 바둑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며 "내년부터는 우리 학교만의 대국이 아니라 전국 대학생부로 확대돼 다른 학생들과의 대국을 통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희망.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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