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입시’ 방향을 짚어본 ‘2018학년도 대학입시 특집기획 담당교사 간담회’가 최근 기호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지난 4월부터 본보 지면에 연재 중인 기획 ‘알면 대학이 보인다’의 일환으로 마련된 간담회에는 인천 지역 주요 고등학교 진로진학담당 전문교사들이 참석해 2018년도 대입을 위한 맞춤형 입시 방향을 제시했다.

 한동식 본보 사회부장의 사회로 열린 간담회에는 황일주 신현고 교사와 한이심 부광여고 교사, 염동숙 인성여고 교사, 강인실 인명여고 교사, 백관숙 삼산고 교사, 배성근 백석고 교사, 이진석 부개고 교사 등 대학입시연구회인 ‘공부방’ 교사 7명이 참석했다. 이들이 제시하는 2018학년도 대입 정보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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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간담회 주요 내용.

-이번 기획을 하면서 어땠는가.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강인실 교사=나와 다른 교사들이 입시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로 피드백하게 됐다. 공부하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기회가 됐지만 지면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이 있어 아쉬웠다.

▶황일주 교사=다른 사람들에게 내 정보를 글로 보인다는 부담감도 있었으나 스스로도 입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알고만 있는 것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게 많이 달랐다. 기사들이 학교 수업시간에 실제로 활용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의미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배성근 교사=올해 이 모임에 들어왔다. 제안이 들어왔을 때 매우 고마웠고, 여기 동참한다는 게 영광이었다. 나 역시 기사문을 써야 한다고 해서 부담도 있었다. 더 공부를 많이 했다. 독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고 글을 썼다. 덕분에 나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진석 교사=지금까지 13회에 걸쳐 연재 중인데 교사들이 갖는 입시 관련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기쁘다.

▶한이심 교사=스스로 공부가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또 서로 정보를 정리하고 토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더 다듬어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지역신문에 연재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다른 기사들을 읽을 때 추상적인 부분이 많아 ‘왜 자세히 쓰지 못할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직접 해 보니 이해가 되더라. 지면에 담을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다 보니 이를 축약하고 글로 만들어 제공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백관숙 교사=이번 연재가 하나의 매듭이 됐다. 필요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기획은 보통 혼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기획은 여러 명이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협업이 이뤄졌던 것 같아 좋았다.

▶염동숙 교사=혼자 하는 것보다 여러 명이 함께 했다는 점에서 힘이 됐다. 처음에 기사를 쓴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이 됐는데, 여러 선생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내용이 충실한 글이 만들어졌던 것 같다.


-우리나라 대입정책의 문제점과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나아가야 할 방향은.

▶강 교사=이번 기획이 이뤄진 시점이 고3 입시를 앞둔 상황이다. 조만간 개정 내용이 발표될 텐데 입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흔히 말하는 ‘대입판’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매번 교육과정 변화에 학생과 교사들의 촉각이 세워진 상황인데다 정권마다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도 있다. 교육이 우선돼야 하지만 사실 정권에 따라 교육도 영향을 받는 상황을 항상 겪어 왔다. 이로 인해 교육구성원들이 입시정책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돼 버린 것이 안타깝다.

▶황 교사=현재 대입정책 변화에 ‘3년 예고제’가 있다. 이것이 얼마나 역설적인가. 얼마나 자주 바뀌면 예고제까지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3년마다 입시정책이 바뀌어도 이에 따른 혼란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변화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제는 하나의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한 교사=입시마다 혼란스럽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 지금도 2018년도 입시를 치러야 하니 이후 준비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막상 때가 닥치면 새로운 무엇인가가 급하게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됐던 것 같다.

-이 같은 혼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이 교사=크게 바라보면 ‘교육이 먼저고, 입시는 평가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렇게 정책이 자주 바뀌는 이유가 정치적이든, 다른 이유든 더 큰 문제는 교육에 대한 철학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 교육에 대해 철학적으로 논의되고 기본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교육철학에 대해 고민하고 공유하는 정보의 공통분모가 커질수록 교육정책도 안정감 있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배 교사=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변화하는 것은 수능 절대평가와 이로 인한 EBS 연계 약화, 외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이다. 하지만 어느 정부에서도 만족스러운 정책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학생에게 유리하다면 당연히 반대로는 불리한 학생도 있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학생부종합전형은 ‘깜깜이’ 전형이라고도 불린다. 불합격한 학생들이 왜 떨어졌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를 없애는 것이 맞겠는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결국 큰 정책은 그대로 두고 세밀한 것을 바꿔 나가는 정도로 변화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입시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한 교사=사실 정책이 바뀌면 이쪽을 대변하는 것 같고, 또 다르게 바뀌면 반대쪽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문제가 있다. 자칫 너무 낭만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정치와 교육이 완전히 분리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백 교사=입시정책 목표를 세웠어도 방향 자체가 계속 흔들리는 것 같다. 이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에 따라 흔들린다는 것이다. 결국 흔들리는 사람들은 학부모와 학생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학생부종합전형이다. 학부모들이 이 전형을 두고 ‘복잡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제일 간단하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서 판단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할 일은 이러한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학부모들에게 만족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염 교사=정치와 교육 분리를 찬성한다.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며 사교육을 줄이고자 하지만 결국 대입에서는 사교육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어려웠던 데다 사교육을 없애기 위한 대책으로 다시 입시가 바뀌는 경우도 생겼다. 이 과정에서 결국 입시는 먼 얘기가 돼 버리기도 한다. 교육이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고 대학의 서열화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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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학년도 대학입시 특집기획 ‘알면 대학이 보인다’ 간담회 가 5일 인천시 기호일보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인천지역 고등학교 교사들이 입시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수능을 앞둔 친구들에게 꼭 알아두라고 조언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염 교사=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다. 현재 인천에서는 이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많다. 인천 학생들에게 이 전형이 유리한 만큼 학생들도 미리 성적이나 활동 등을 잘 정리해서 자신을 빛낼 수 있는 자기소개서 등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사=수시에는 수능 최저등급이 있다. 영어 절대평가로 인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절대평가 변화로 인해 등급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 학교마다 등급 간 비율 등이 상이해 수능 대비와 수시 지원 준비를 함께 해야 할 것이다.

▶한 교사=6월 모의평가 결과가 나왔는데 학생들이 일희일비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자신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전형이 확대되긴 했지만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준비해 온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수시 전략을 잘 세워서 대비하고 자기소개서 작성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수시 준비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와 학교도 학생들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백 교사=일반적으로 기말고사 이후 본격적으로 입시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자기에게 맞는 전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이나 논술 등이 대표적인 전형이다. 학생들은 여기에 맞춰 전략을 세워야 한다.

사실 수능 최저등급을 지정해 놓은 대학이 많아서 수능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학생부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 지금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쓰고 있어야 한다. 가고자 하는 전공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탄탄히 해서 면접도 대비해야 한다.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역시 수능이 중요하다. 논술은 학교마다 유형이 조금씩 다르다. 자기가 지원하려는 대학의 유형을 잘 알아두는 것은 물론 논술 답안을 많이 써 보거나 첨삭도 받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수능 최저등급 통과를 위한 노력은 당연히 병행해야 한다. 적어도 2학기에는 자기에게 맞는 전략을 꼭 찾아야 한다.

▶강 교사=학생들은 이번 기말고사까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기말고사 성적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보통 아이들이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책을 멀리하는 등 수능과 멀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방향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인천과 같이 수능이 약한 지역의 경우 학생부전형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수능을 경시하는 등 수능시험장에 가지 않는 학생도 있다.

만일 학생부전형이나 수시를 통한 입학이 안 될 경우 정시까지도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인데도 최저등급을 걸어놓는 학교가 많기 때문에 관건은 수능 성적이 될 것이다.

▶황 교사=정확한 상담과 수능 전날까지 공부하는 것이다. 담당교사나 진로진학상담교사 등 전문가에게 충분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인천시교육청이나 일부 구청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온라인을 통한 상담도 가능하다. 자신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상담해야 한다.

또한 ‘대학은 공부하는 아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수능은 자기가 성적을 올리려고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수능 성적이 오르면 대학을 지원할 때 자기 자신에게 확신을 갖게 된다. 소신 지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정확한 위치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과 수능 이틀 전까지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키는 학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교사=지방국립대는 아직까지 수능 최저등급을 통해 많이 진학한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보통 전문대 진학을 생각하는데 실패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정시에서는 2~3가지 과목만 보기 때문에 전략을 잘 세울 필요가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임에도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고, 면접을 봐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학업 역량은 내신보다는 수능을 통해 파악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한 교사=걱정되는 것은 최근 학습자율화 영향으로 야간 자율학습이나 방과 후 학습에 나와 공부하는 학생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수능 이틀 전까지 과연 몇 명의 학생들을 공부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입시는 현실이고 경쟁이다. 일단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수능 직전까지 매진해야 한다.

▶배 교사=학생부는 3학년 1학기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4년제 대학 입시가 더 어렵다. 전문대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최근 전문대가 오히려 취업 등에 있어 미래가 있는 경우도 있다. 일반대와 전문대 구분 짓지 말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진로에 맞춰 고민하고 전공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전문대 역시 학생부 성적 반영이 3학년까지이므로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 교사들이 제시한 ‘알짜’ 입시 전략은 25일부터 본보 인터넷 홈페이지(www.kihoilbo.co.kr)에 탑재된 ‘기호TV’를 통해서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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