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를 찾는 관광객이 많다. 드라마 촬영 장소로 활용된 공간을 직접 방문해 영상 속에서 봤던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이들은 이곳에서 여가도 즐긴다. 하나의 관광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촬영지를 찾아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따라 하며 마치 그들이 된 듯한 색다른 경험도 한다. 경기도내 유명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 주말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 한류 재도약 발판-캠프 그리브스(Camp Greaves)

 지난해 방영된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 아직도 여운을 남기고 있다. 최근에는 남녀 주인공 송중기와 송혜교가 결혼을 발표하면서 드라마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 둘은 군인 유시진과 의사 강모연 역으로 분해 이른바 ‘송송 커플’로 국민들은 물론 해외의 드라마 애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 두 주인공이자 연인이 다시 부각되면서 사랑을 싹 틔운 캠프 그리스브스에 관광객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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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 그리브스는 파주시 군내면에 위치한 예전의 미군 주둔지이다. 이곳은 DMZ(비무장지대)로부터 불과 2㎞ 떨어져 있다. 정전 이후 1953년부터 미군이 51년간 주둔하다 2004년 철수한 뒤 2007년 반환됐다. 부지 면적 약 11만8천㎡에 60여 개의 건물이 남아 있다. 장교 숙소를 증·개축해 만든 캠프 그리스브 유스호스텔은 미군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자 민통선 내 유일한 일반인 숙소로 관심을 받고 있다.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가 미군과 격투를 벌였던 정비소와 생활관, 체육관 등 다양한 시설이 미군이 철수하기 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 체험장에는 태양의 후예 속 장면 사진과 주인공들의 연기 의상이 전시돼 있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인공들과 합성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크로마키 체험과 직접 군복을 입어 볼 수도 있으며 자신의 이름과 생일, 연락처를 담은 군번줄도 만들 수 있다.

 기존에는 하루 출입 인원이 250명으로 제한됐지만 안보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일일 3천 명까지 출입할 수 있게 돼 별도의 사전 출입 절차 없이도 임진각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면 자유롭게 태양의 후예 촬영지를 즐길 수 있다.

 

 # 자연과 감성을 공유-양평 더그림

 북쪽 소나무산의 운치와 솔향기, 사계절 내내 계곡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더그림’은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어 드라마와 CF, 영화 등 다양한 촬영과 프러포즈 이벤트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입구에는 더그림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광고들의 목록이 끝없이 나열된 간판이 놓여 있다. 드라마 팬들이 많이 찾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쉬엄쉬엄 걷고 휴식을 취하다 보면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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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림 뒤편으로는 울창한 소나무가 펼쳐져 있으며, 널찍하면서도 정성스럽게 가꿔진 정원 안에 유럽식 건물이 유명산 산줄기를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뒤편으로는 조선소나무산이, 앞으로는 개천이 흐르면서 자연과 솔잎 향을 즐길 수 있어 연인 또는 가족과 방문하기에 제격이다.

 산수와 스튜디오 건물 내에서는 모든 소품들이 준비돼 있는 셀프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어 결혼을 앞둔 연인들의 셀프 웨딩촬영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더그림은 ‘옥탑방 왕세자’, ‘메이퀸’, ‘왕가네 식구들’, ‘넝쿨째 굴러온 당신’, ‘신의 선물’, ‘닥터 이방인’ 등 다양한 드라마가 촬영돼 내부를 돌면서 TV 화면에 등장했던 장소를 찾아내는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매표소에서 7천 원의 입장료를 내면 커피·에이드·허브티·주스 등을 마실 수 있는 음료 교환 쿠폰을 제공한다. 카페는 수입 생활용품 판매점을 겸하고 있어 음료를 마시며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더그림에서 20여 분 이동하면 찾아갈 수 있는 양평물맑은시장은 경기도 3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약 400개의 점포와 200개 노점이 들어서는 대형 5일장으로 매월 3, 8일마다 장이 서며 채소와 과일, 가공식품, 장류, 떡 등 온갖 먹거리들이 장을 가득 메운다. 특히 프리마켓이 열리는 ‘시장1길’에서는 40여 명의 셀러들이 손수 만든 음식부터 소품까지 개성 넘치는 물건들을 내놓는다.

 매주 토요일에는 ‘양평물맑은야시장역’이라는 이름의 야시장이 열려 기차 형태로 길게 늘어선 점포들이 저녁 내내 불을 밝힌다. 야시장의 흥을 돋우는 공연, 특색 있는 소품들을 판매하는 아트장터, 양평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산물 직거래장터가 열리고 시장 한쪽에서 상인들과 지역주민들이 DJ로 참여하는 라디오 방송이 진행돼 시장 소식을 전한다.

 

 # 드라마 속 대저택-더힐하우스

 드라마 ‘상속자들’, ‘용팔이’의 주인공들이 사는 대저택으로 등장한 곳이 바로 양평에 위치한 호텔 ‘더힐하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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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풍의 고급스러운 호텔 건물 앞으로는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초록색 잔디밭 위에는 단정한 소나무와 예쁜 꽃들이 심어져 있다. 레스토랑과 카페가 운영되고 있어 호텔에 숙박하지 않아도 식사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주말에는 럭셔리한 야외 결혼식이 열리기도 한다.

 객실은 디럭스룸과 온돌식 스위트룸으로 나뉘는데, 창밖으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강변 풍경이 화폭처럼 펼쳐진다.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어 취향에 따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질 좋은 소갈비구이를 내놓는 한식당 나루께, 퓨전 레스토랑 스완, 패밀리레스토랑 젤코바 등이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야외 바비큐가 운영된다. 베이커리 카페 ‘더델리’에서는 매일 오후 2시 갓 구운 ‘웰빙 식빵’을 맛볼 수 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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