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회복세가 주춤대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이어진 경기 회복 훈풍이 약해지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100.57로 전달(100.60) 대비 0.03포인트 낮아졌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소폭이기는 하지만 지난 3월 100.64에서 4월 100.62로 낮아진 뒤 5월(100.60)과 6월(100.57)까지 3개월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OECD 전체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99.97에서 2월 100.00으로 올라선 뒤 3월 100.02, 4월 100.03, 5월 100.04, 6월 100.05 등 계속 기준치를 넘고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가 확장적 국면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OECD의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한국은행과 통계청으로부터 받는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지수 등 6개 지수를 통해 산출된다.

 아직은 지수가 100을 넘어 한국의 경기가 확장적 국면에 있지만 지수 자체가 낮아지면서 회복세가 다소 제약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014년 10월(100.0) 이후 31개월 연속 100을 넘고 있으며, 지난 4월 100.64는 2011년 3월(100.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이후 이어져 온 한국경제 회복세가 약해진 가운데 OECD 경기선행지수마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조정 국면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경제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 3월 1.3% 증가(전월비)에서 4월 1% 감소한 데 이어 5월(-0.2%)과 6월(-0.1%)까지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산업생산이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13년 5∼7월 이후 약 3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가 올라오고 있었는데 속도가 좀 조정되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며 "다만 조정국면에 들어갔지만 완전히 들어갔다고 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심리 개선이 실제 지표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 3월 96.7에서 4월 101.2로 기준값을 넘어선 뒤 5월 108.0, 6월 111.1, 7월 111.2로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2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했고, 특히 7월 지수는 2011년 1월(111.4)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CCSI가 기준값(2003년 1월∼2016년 12월 장기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같은 심리 개선에도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3월 -0.3%(전월비), 4월 0.7%, 5월 -1.1%, 6월 1.1% 등으로 꾸준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통상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매판매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소매판매에 선행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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