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김종규(오른쪽)가 20일(한국시간) 열린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하메드 하다디의 수비를 뚫고 득점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김종규(오른쪽)가 20일(한국시간) 열린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하메드 하다디의 수비를 뚫고 득점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아컵 결승에는 가지 못했지만 국제 경쟁력은 확인했다.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81-87로 졌다. 이날 이겼더라면 20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14년 만에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4쿼터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직전 대회인 2015년 아시아선수권 6위의 부진을 씻어내고 ‘아시아 농구 강국’ 자존심은 다소나마 회복했다.

이번 대회에서 오세근(30·200㎝), 김종규(26·206㎝), 이승현(25·197㎝), 이종현(23·203㎝) 등 ‘빅4’가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고 김선형(29·187㎝), 박찬희(30·190㎝), 최준용(23·200㎝)은 장신 외곽 요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성민(34·LG)과 문태종(42·오리온), 문태영(39·삼성) 등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들이 빠진 자리에는 이정현(30·191㎝), 전준범(26·194㎝), 허웅(24·186㎝)이 제 몫을 했다. 김주성(38·동부), 양동근(36·모비스) 등 대표팀을 오래 이끌어온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으나 30세 이하 젊은 선수들이 주축(평균 연령 26세)을 이룬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 KBL에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오세근이 중심이 된 골밑은 제공권 경쟁에서 대등하게 버텼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으로 218㎝의 장신 하메드 하다디가 버틴 이란과 4강전 리바운드는 30-38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지난해 이란에서 열린 FIBA 아시아 챌린지에서 이란과 두 차례 만나 두 번 모두 30점 이상 완패를 당하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27-46, 27-64로 압도당한 것과 비교된다.

개최국 레바논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6점 차로 분패한 한국은 FIBA 랭킹 20위로 한국보다 10계단이나 높은 뉴질랜드를 1점 차로 꺾었고, 중국을 조별리그에서 제압한 필리핀에게는 무려 32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일본을 상대한 8강 진출 결정전 역시 13점 차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번 대회 평균 득점 89.7점으로 세계 랭킹 10위 호주(95.2점)에 이어 2위, 3점슛 성공률 42.3%와 경기당 3점슛 성공 10.5개 역시 2위를 기록했다. 어시스트는 27.2개로 16개 참가국 가운데 1위에 오르며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했다.

아시아 정상 탈환에 대한 희망을 엿본 한국 대표팀은 11월부터 시작되는 ‘2019년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FIBA는 2015년 농구 월드컵까지는 지역별 예선 대회를 통해 본선 출전권을 나눠줬으나 2019년 대회부터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예선 제도를 바꿨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예선 A조에서 중국, 뉴질랜드, 홍콩과 함께 2018년 7월까지 홈과 원정을 한 번씩 오가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중국은 이번 대회 8강에서 호주에 패해 4강에도 들지 못하는 등 내림세가 뚜렷하고 뉴질랜드와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2015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도 커 보인다. 또 그동안 드물었던 국내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경기에서 대표팀이 중국, 뉴질랜드 등과 명승부를 펼친다면 농구 ‘인기 부활’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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