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정부가 적합·부적합 달걀에 대한 결과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으로 경기도내 유통업체들의 달걀 매출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달걀 판매가 전면 중단된 후 달걀 매출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마트의 경우 16~19일 달걀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에 비해 40%가량 줄었다. 롯데마트도 16~18일 달걀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하루 달걀 판매량이 370여 판이던 수원의 전통시장 내 마트도 지난주 하루 평균 220여 판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앞서 유통업체들은 15일 달걀 판매를 중단한 지 하루 만에 정부의 검사를 통과한 제품 판매를 재개했다. 이들은 판매를 재개하면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적합 판정을 받은 달걀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걸었지만, 소비자들은 직원에게 재차 확인하는 등 선뜻 구입에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수원에 사는 주부 정경아(35)씨는 "처음 남양주와 광주 등 2군데에서 발견됐을 땐 별 영향이 있겠나 싶었는데, 며칠 사이 전국의 농가에서 살충제 사용이 적발되고 난 뒤에는 당분간 사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수요가 급감하면서 달걀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달걀값이 폭등한 데 이어 달걀값 널뛰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8일 기준 특란 중품 한 판(30개)의 소매 평균 가격은 7천358원으로 살충제 파동 이전인 14일보다 237원 내렸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식품안전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공급 부족이나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이 아니라 식품안전성에 대한 불신의 문제인 탓에 불안정한 소비심리에 대한 예측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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