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소속 판사들이 양승태 대법원장을 상대로 한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등의 재조사 촉구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21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인천지법 소속 오모 판사는 지난 10일부터 12일째 금식을 진행하고 있다. 오 판사의 금식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요구한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추가 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한 항의 표현으로, 물과 소금으로 버티며 재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최모 판사는 지난달 양 대법원장의 조사 거부에 항의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는 한 법관 연구모임이 학술대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행사를 축소하도록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을 뒷조사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직 판사들은 이후 전국 법원 대표들이 모인 법관회의를 열어 추가 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양 대법원장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며 거부했다.

인천지법은 소속 판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개인적인 사안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