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기다릴 수 없습니다. 인천시가 방송환경 조성을 책임지는 대신 OBS는 인천 이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인천시가 계산지구 방송통신시설에 방송환경공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OBS가 방송국 이전 대가로 요구한 사항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달라진 협상 국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세영(64)계산택지 공공부지 정상화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21일 "이번에야말로 OBS와의 협상을 확실히 끝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와 OBS는 2013년 ‘OBS 방송국 인천시 이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방송국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진척되지 않았다.

이에 대책위를 비롯한 주민들은 OBS 이전과 계산택지 공공부지 정상화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준공단계에 이르도록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 시가 OBS의 방송환경공사 요구를 검토하면서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시는 사업비 60억 원을 들여 방송환경공사를 실시해 시설을 보완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OBS가 건물 증축과 방송환경공사를 조건으로 이전을 미뤄 왔는데 더 이상 지체할 명분이 없다"며 "시가 정식으로 협상조건을 제시하면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국 이전이 이행되지 않을 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9월 대책위 차원에서 방송통신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OBS가 이전하지 않는다면 방송국 인천 이전을 조건으로 따낸 사업권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공동대표는 "OBS가 이전계획 수립 등 사업허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 확인된다면 사업권을 취소해야 마땅하다"며 "만약 이전 의지가 있다면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계산지구 방송통신시설은 계양구 용종동 207의 3번지 일원 부지 3천656㎡, 총면적 1만5천638㎡에 조성됐다.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공개홀 1개와 스튜디오 3개, 업무시설 등이 지어져 준공허가를 앞두고 있다.

이날 시는 시의원들과 계산지구 방송통신시설 현장을 방문해 시설물 파악을 비롯한 추가 공사 시행 여부에 관해 논의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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