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고 이전 근본적 반대 아냐 학생 학습 환경 개선 우선 돼야"

인천시교육청, 지역 주민·학부모 간담회… 찬반 양측 의견 좁혀
농산물도매시장 공사 기간 방음벽 설치 등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

▲ 도림고등학교 이전 간담회가 21일 인천시교육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려 박융수 부교육감이 도림고 학부모 및 관계자를 비롯한 지역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진우 기자 [e-mail]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던 도림고등학교 이전과 관련, 인천시교육청이 지역주민과 함께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교육청은 21일 본청 영상회의실에서 인천시, 도림고, 남촌도림동 주민자치위원회, 도림고 학부모 등 관계자와 함께 도림고의 근본적인 교육 여건 개선 방안 및 지역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도림고 이전과 관련해 찬성과 반대에 대한 서로의 견해차를 상당히 좁힌 것으로 평가됐다.

남촌·도림동 주민대표로 참석한 천수근 주민자치위원장과 문병인 마을공동체만들기위원장 등은 "열악한 도림고의 이전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유일의 고교가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고, 추후 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융수 부교육감은 "지역주민들의 반대 입장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지금은 도림고 학생들의 학습환경과 앞으로 농산물도매시장 이전 시 초래되는 학습권 침해 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도림고 이전 문제는 도매시장이 이전하면서부터 시작됐고, 그로 인해 도림고 서창동 이전의 필요성과 합당성, 적합성, 교육부 승인 등이 맞아떨어지면서 추진됐다"며 "학생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 추진된 사항으로, 만약 주민들의 절반 이상의 반대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도림고 학부모대표는 "지금 도림고 문제의 핵심은 이전 여부가 아니라 현재 공부하고 있는 재학생들의 학습권 피해를 얼마나 줄이느냐다"라며 "도매시장 이전은 철회할 수 없는 상황이고, 도림고 이전이 확정된 상황에서 지금부터는 재학생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일단 공사기간 2년 동안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교실 창문 이중창과 방음벽 설치는 물론 주출입구 변경, 소음 최소화를 위한 무진동공법 사용, 가림막 4m 이상 설치, 쓰레기 악취 제거를 위한 지하화 등 여러 가지 방안과 대책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총 11회에 걸쳐 도림고 이전 관련 학부모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도림고 인근 지역주민 30만 명(표본 1천500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말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최유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