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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드기 감염. /사진 = 연합뉴스
남양주에서 80대 노부부가 일명 ‘살인 진드기’에 물린 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2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A(81)씨와 부인 B(84)씨는 지난 2일 몸이 가렵고 체력이 저하되는 등 몸살 감기에 걸렸을 때와 유사한 근육통과 발열증세가 나타나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B씨는 지난 8일 계속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숨졌다. A씨는 현재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입원한 환자들이 벌레에 물린 것처럼 보이는 흔적이 있고,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는 등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증세가 보인다"고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이 같은 내용의 신고를 접수한 보건당국은 해당 노부부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 조사 결과는 2주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산과 들판, 풀숲에 살고 있는 ‘작은소피참진드기’를 통해 감염된다.

주로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4월부터 11월 사이에 물려 걸린다.

감염되면 일정한 잠복기를 가진 뒤 식욕부진과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등 증상을 보인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감염되면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으면서 치사율이 30%대를 웃돌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작은소파참진드기를 ‘살인 진드기’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60세 이상에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처음으로 감염이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총 17명이 사망했으며, 올해는 지난 8월 포천에서 70대 노인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걸려 결국 숨지기도 했다.

남양주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부부의 집 주변에 텃밭이 조성돼 있으나 이 장소는 보통 농약을 쓰기 때문에 진드기가 생존할 가능성이 낮아 최종적으로 정밀조사 결과를 봐야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 노부부의 집 주변 텃밭에 방역작업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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