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가 십정2구역 임대사업자와 맺은 부동산매매계약에서 임대아파트 공급가격이 당초보다 줄어든 것은 중도금 선납 할인을 적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임대사업자에게 350억 원 정도 싼 값으로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꼴이 됐으나 이를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알리지 않아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공사는 선납이 예상되는 자금을 이 사업에 투입하지 않고 공사의 금융부채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는 입장을 밝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도시공사는 12일 "이 구역 사업자인 이지스제151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유)와 맺은 부동산매매계약에서 임대아파트 공급가격이 당초 8천362억여 원에서 8천6억여 원으로 줄어 시의회에 제출된 것은 선납 할인율 2.1%를 적용한 결과"라고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밝혔다. 이날 황효진 도시공사 사장은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황 사장은 "이지스가 중도금을 일시에 6천400억 원을 납부하면 선납 할인율 2.1%를 적용해 8천6억여 원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지스에 대한 선납 할인 적용 등에 도시공사는 지난달 열린 관리처분계획 총회 등에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기존 임대사업자와의 계약에도 선납 할인 조건은 없었다. 여기에 도시공사의 뉴스테이 사업을 진두지휘했다가 황 사장과 마찰 등으로 퇴임한 전 개발 책임자 조차도 민간사업자에 대한 선납 할인을 반대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공사는 특히 이날 자료를 통해 선납받은 금액을 활용해 금융부채 상환 등으로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는 매매계약이 해제된 기존 사업자가 마련했던 재원 2천억 원을 에스크로우 통장에서 다른 통장으로 옮겨 타 용도로 사용하려했다는 인천시의회의 과거 지적을 반복하는 결과가 됐다.

이주 및 철거와 초기 착공 시기까지 들어가는 사업비가 2천억 원 내외로 도시공사가 나머지 매매대금을 십정2구역 사업 외에 사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로 들린다.

십정2구역의 한 주민은 "이것은 정치적 문제로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난다"며 "시와 도시공사에 사업 리스크에 대한 주민 피해가 없다는 확약서를 문서화해서 받아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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