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 들어 일부 파렴치한들에 의한 성금 횡령이나 유용 사건이 발생하면서 기부 문화가 위축되고 있어 걱정이다. 이로인해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다. 그동안 앞장서 기부문화를 이끌었던 독지가들과 많은 선의의 기부자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실로 크다 하겠다.

 곧 겨울이 다가온다. 주위를 돌아보면 여전히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은 우리 사회다. 하지만 소외이웃의 몸을 녹여줄 연탄 기부마저 시작부터 주춤하고 있다는 씁쓸한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 겨울 추위를 앞두고 인천연탄은행에 기부된 연탄 후원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이맘때면 기업과 개인 기부 등이 이어졌지만 올해에는 문의조차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연탄을 연료로 쓰는 곳은 2천500여 가구에 달한다. 이 중 1천562가구는 연탄 지원 없이는 겨울을 날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이 곤궁한 가정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연탄값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는 후원자들의 부담으로 작용, 후원 물량 감소도 우려되고 있다.

 최대 다수가 누리고 있는 최대의 행복 속에서도 최소인의 불행을 도외시하지 말아야 하겠다. 단지 국민소득이 높다하여 선진국은 아니다. 우리 헌법은 제34조에서 "①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②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명문화 하고 있다. 국가에게 사회복지 증진에 노력할 것을 의무로 지우고 있다.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는다’는 뜻의 내용이 담긴 향약 4대 덕목이 전해지고 있다. 덕업상권(德業相勸) : 좋은 일은 서로 권한다. 과실상규(過失相規) : 잘못은 서로 규제한다. 예속상교(禮俗相交) : 예의로 서로 사귄다. 환난상휼(患難相恤) : 어려운 일은 서로 돕는다는 등의 강목이 그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전통이 전승되지 않고 퇴색돼 가고 있는 듯하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기부는 어느 한 사람만의 몫이 아니다. 다수가 동참할 때 사회는 인정이 넘치고 더욱 건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기부문화 활성화가 어느 때보다 요청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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