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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석승 한국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고금동서(古今東西)를 통틀어 인민들의 등을 타고 앉아 온갖 호의호식을 하면서 폭압정치를 자행하던 독재자의 말로는 비참하기 그지 없다. 일찍이 고대 로마의 네로황제를 비롯해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그리고 저 중동 이라크의 ‘후세인’과 리비아의 ‘카다피’, 이집트의 ‘무바라크’ 같은 독재자들의 비참한 말로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중동의 예멘에서는 무려 33년간 반인민적인 폭압적 독재정치를 해오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후티 반군’에 의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내외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예멘의 ‘알마시라TV’에 따르면 ‘살레’는 수도인 사나 중심부에 있는 자택이 폭파됐으며, 이 과정에서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전(前) 예멘 대통령 ‘살레’는 무려 47년간 폭압적인 독재정치를 해오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리비아의 ‘카다피’와, 역시 30년간 반인민적 독재정치를 해오던 이집트의 ‘무바라크’와 함께 아랍권인 중동지역에서 독재자로 악명을 떨쳐 왔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1년 이른바 ‘아랍의 봄’ 또는 ‘재스민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의 여파로 인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이끌고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과 함께 ‘만수르하디’ 대통령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면서 복권을 노려 왔으나, 최근 ‘후티 반군’이 점령한 ‘사나의 사원’ 통제권을 두고 갈등을 벌인 끝에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것이다.

 이렇듯 반인민적이고 반인륜적 폭압정치를 행해오던 독재자들이 맞게 되는 비참한 말로에는 예외가 없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은 이제 매우 자연스럽게 북한의 김정은으로 향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제 집권 6년차에 접어들고 있는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청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반평화적 도발행위를 자행하는 가운데 인민들에게는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앞세워 숙청과 처형 등 온갖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한은 저 아프리카의 후진국보다도 훨씬 못한 ‘저성장과 빈곤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전세계에서는 ‘살레’에 이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독재자는 바로 김정은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고금동서의 독재자들, 특히 21세기에 접어들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독재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독재권력을 장악하기 전과 그 이후의 행태가 너무나도 다른 궤적(軌跡)을 나타내고 있다. 집권하기 전에는 이들 모두가 인민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 놓았다. 즉 인민을 위해 복무할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막상 집권한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인민들을 억압하고 통제하면서 자신의 권력기반 강화에만 진력을 다하는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김정은 역시 선대수령인 김일성,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이란 구호를 앞세우면서 "이제 더 이상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언을 했으나 그 현실은 어떠한가? 이밥(쌀밥)에 고깃국커녕 옥수수밥조차도 제대로 먹을 수 없을 만큼 극심한 궁핍상태에 처해 있으며, 김정은의 거듭되는 숙청이나 처형 등 공포정치로 인해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불안과 초조감에 싸여 있다. 이에 반해 김정은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친위세력들은 산해진미로 배를 불리는 가운데 초호화파티 등을 통해 희희낙락하고 있으며, 북한 전역에는 김정은과 그의 선대수령들의 치적을 신격화 우상화하는 동상이나 기념비 등 정치 선전물로 뒤덮여 있다. 이런 폭압적 독재정치를 견디다 못한 3만여 명의 인민들이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과 그 친위세력들은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반인민적인 폭압정치의 후과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제 다음 차례는 이들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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