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MBC 이용마 기자가 5년 만에 복직해 첫 출근했다. 이번만큼은 ‘서해안’ 지면을 그에게 기꺼이 양보한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기자들에게 주는 울림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해고되던 그날 이후로 단 한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요. 정의를 대변해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꿈이 오늘 실현되었습니다.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일인데 오늘 이렇게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까 정말 꿈 같습니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그런 꿈 자다가 꾸어본 적 많죠? 정말 다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요. 병상에서 물끄러미 벽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때 제 눈에 벽에 걸려 있던 달력이 들어왔습니다. 올해 끝을 장식하는 12월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12월의 빨간 날짜가 두 개가 있어요. 하나는 성탄절이고요. 하나는 다음 주 수요일 12월 20일입니다. 원래 대통령 선거가 예정됐던 날이죠. 그걸 보면서 그 순간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야! 이게 예정대로 다음 주에 대선이 치러진다면 우리에게 아직도 멀었겠구나. …중략…

 여러분! 우리 잊지 맙시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요. 작년 엄동설한을 무릅쓰고서 나와주었던 촛불 시민들의 위대한 항쟁, 과연 그게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여기에 서 있을 수 있었을까요? 아마 아직도 우리는 암담함 속에 패배감 속에 젖어서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중략…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가 있습니다. …중략… 아마 지금도 자신들의 억울한 목소리를 아무리 외쳐대도 이 사회에 반영되지 못해서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을 겁니다. 과거 우리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그분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겁니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대변해주는 것일 겁니다. 그 노력 또한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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