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하철 5호선 연장을 빌미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를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 이전 장소로 거론하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이 지역이 서울시의 또 다른 쓰레기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5호선 김포, 검단 연장에 따른 방화차량기지의 이전 및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사전 타당성조사를 하면서, 차량기지 이전 용역과 별개로 골재 선별 등 건설폐기물 처리장의 이전 부지 검토와 시설개선 방안 용역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인천 서구와 김포지역의 최대 현안인 지하철 5호선 연장을 빌미로 해당 지자체와 단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고 혐오시설 설치를 운운하는 것은 지역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특히 서구는 세계 최대 쓰레기장인 수도권매립지를 떠안아 각종 환경문제로 주민들이 늘 고통을 받고 있는 데다, 매립지 주변에는 이미 7개 건설폐기물 처리장이 널려 있는 상태다. 서울시는 2014년 기준 336만t의 폐기물 중 48%인 161만t을 인천에 버리고 있다. 여기에 검단 인근 지역 주민들은 쇳가루 날림으로 고통을 받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환경문제에 대한 반응이 민감한 터여서 원성이 클 수밖에 없다.

건설물 폐기장은 악취와 날림먼지 등으로 인한 환경문제는 물론, 대형 차량의 진출입 등으로 건폐장이 들어서는 인근에 심각한 교통문제를 야기하는 등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서구뿐 아니라 인천시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만에 하나라도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이 들어설 경우 폐기물 처리와 운반에 따른 날림먼지로 인해 검단 및 인근 주민의 건강문제와 재산피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혐오시설을 다른 지자체에 밀어내려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용역 추진은 도를 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추진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5호선을 빌미로 대규모 건폐장을 인천에 떠넘기려 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만약 서울시가 건폐장을 인천 등 타지역으로 밀어내려는 의도라면 문제를 쉬쉬할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5호선 연장과 건폐장 해결 건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서울시의 건폐장 문제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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