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달 평창 동계올림픽 때 당 서열 7위인 한정(韓正·64)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우리 측에 통보해온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평창 올림픽 계기 방한은 현재로선 불투명할 전망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교 경로를 통해 한정 상무위원을 평창올림픽 계기에 한국에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우리 측에 알려왔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정 상무위원이 (평창 올림픽 때) 방한하는 방향으로 중국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이어 ‘한정 상무위원이 개회식에 오는 방향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한다"고 답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정 상무위원이 온다면 중국 고위급 대표단의 단장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상무위원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상하이(上海) 시장을 역임한 뒤 2012년부터 상하이시 당 서기를 맡다 작년 10월 제19차 당 대회 때 최고위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했다. 그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정파인 ‘상하이방’으로 분류되지만, 시 주석이 상하이 당서기로 재직할 당시 상하이 시장으로서 시 주석을 전력으로 보좌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의 인연으로는 상하이 당 서기로 부임한 첫해인 2012년 부산과 우호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그해 부산시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다.

 평창 올림픽 때 중국의 최고 지도부에 해당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한하는 방안을 중국 측이 통보해옴에 따라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의 방한은 불투명해진 것으로 외교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다만 한 외교 소식통은 "한정 상무위원에 더해 추가로 중국 측 고위급 인사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노규덕 대변인은 ‘시진핑 주석이 폐막식에 맞춰 방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대통령께서는 지난 1월 11일 중국 시 주석과의 통화 계기에 시 주석의 폐막식 참석을 요청한 바 있다"고 답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 국빈 방문 때 시 주석의 평창 올림픽 참석을 초청했고, 시 주석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면서 만약 참석할 수 없게 되면 반드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때 시 주석의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폐막식에서 올림픽 행사의 성공적 인수·인계가 잘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답했으나 폐막식 참석 여부에 대한 확답은 하지 않았다고 청와대 측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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