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을 맞아 학교 석면 제거 공사가 한창이지만 폐기물 반출이 늦어져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22일 수원시 모 초교 운동장에 밀봉된 채 쌓여 있는 석면 폐기물.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방학을 맞아 학교 석면 제거 공사가 한창이지만 폐기물 반출이 늦어져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22일 수원시 모 초교 운동장에 밀봉된 채 쌓여 있는 석면 폐기물.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겨울방학을 맞아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제거하는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내 학교들이 제때 공사 폐기물 반출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4천768개 학교(공립유치원 및 특수학교 포함) 가운데 현재 석면 해체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학교는 전체의 48.9% 수준인 2천331개교에 달한다.

석면은 인체에 노출될 시 폐암과 악성중피종암 및 후두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도교육청은 학생 및 교사들의 건강을 위해 ‘학교 석면제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번 겨울방학동안 608억 원의 예산을 투입, 총 333개교(1개 유치원, 202개 초교, 70개 중학교, 60개 고교)에서 석면 함유 건축자재의 해체 및 제거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석면 해체공사 이후 발생된 석면 폐기물의 반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학기간에만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전국 1천200여 개교에서 동시에 석면 철거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해당 폐기물을 처리할 폐기장은 전국에 3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원 A초교의 경우 지난 2∼11일 3천271㎡의 교실 천장 등지에 설치돼 있던 석면 건축자재를 제거하는 공사를 벌였지만, 폐기물 운송 및 매립절차가 지연되면서 석면 해체공사가 끝난 지 열흘이 넘도록 석면 폐기물들을 운동장 구령대 주변에 그대로 쌓아 두고 있었다. 수원의 B중학교 역시 지난 11∼16일 3천477㎡에 대한 석면 해체공사가 진행됐지만, 폐기물 반출이 예정된 다음 달 2일까지 석면 폐기물을 주차장에 보관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개학 이후에도 석면 폐기물이 반출되지 못할 상황에 처한 학교도 있다. 오는 29일까지 3천360㎡ 면적에 대한 석면 해체공사가 이뤄지는 고양 C초교는 관할 교육지원청에서 "폐기장의 폐기물 처리 물량 폭주로 인해 학교에서 발생된 석면 폐기물의 반출이 개학 이전에 이뤄지기 힘들 수 있다"는 안내만 받았을 뿐, 정확한 석면 폐기물의 반출일자는 확정받지 못한 상태다.

학교 관계자들은 "석면 폐기물들이 밀봉된 상태에서 보관된다는 점은 알지만, 10여t이 넘는 1급 발암물질이 한 곳에 쌓여 있다 보니 건강에 대한 불안은 물론, 외부인들의 학교 출입도 통제되면서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와 도교육청은 향후 이 같은 상황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부족한 폐기장 환경에 따라 폐기물 반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으로, 학교마다 폐기물을 밀봉해 보관하고 있는 등 석면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교직원 및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단 하루라도 빨리 폐기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환경부 등에 빠른 시일 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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