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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 무정형의 아름다움

김진형 동국대 강사

2018년 03월 09일(금) 제13면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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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4개 부분에서 쾌거를 이룬 ‘셰이브 오브 워터(Shape of water)’는 현재 화제의 중심에 선 작품이다.

사실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다소 어려운 작품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전하는 메시지는 좋으나 이를 영화화 한 모습이 지나치게 철학적이거나 관념적으로 채워져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는 이러한 편견을 뛰어넘는 작품이다.쉽게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와 시청각적으로도 아름다운 황홀경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영화라는 매체의 매력을 한껏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이야기의 배경은 소련과 미국이 우주의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1962년에서 시작된다. 들을 수는 있지만 말을 할 수 없는 언어장애를 지닌 엘라이자는 항공우주 연구소에서 청소를 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자신의 일을 묵묵하고 성실히 수행하는 그녀는 눈에 띄지 않는 여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구소에 커다란 수조가 운송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청소를 하던 엘라이자는 수조 속 미지의 생명체와 마주하게 된다. 아마존 원시림에서 포획했다는 이 생명체는 어류와 파충류의 중간단계인 양서류 형 인간으로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호기심으로 시작된 엘라이자의 관심은 이내 연민으로 바뀌었다. 우주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기 위한 실험체로 들여 온 양서류 인간은 실험실의 보완책임자로부터 가혹한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곧 해부가 될 거라는 소식을 접한 엘라이자는 이를 막기 위해 함께 일하는 동료와 이웃집 친구의 도움을 받아 생명체를 탈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사랑 영화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색다른 점이 있다면 이종(異種)간의 로맨스를 다뤘다는 것이다.

영화는 인간인 여성과 미지의 생명체와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데, 이 작품이 로맨스 영화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는 중심에는 이종 혹은 타자에 대한 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이 작품에는 다양한 이종이 존재한다. 우선 양서류 인간은 무엇과도 구별되는 이질적인 대상이다. 넓게 보았을 때 엘라이자 역시 정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녀는 장애를 안고 살아갔다. 뿐만 아니라 엘라이자를 돕는 동료와 친구 역시 1960년대의 인식으로 보았을 때 수용될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흑인이었고 또 성 소수자였으니 말이다. 이들은 인간의 형상을 띄고 있었지만 차별과 냉대를 경험 할 수밖에 없었던 소수자이자 약자였다.

그런 측면에서 이들이 연대해 이룬 사랑의 성취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물의 형상’이란 제목처럼 물도 사랑도 생명의 존재에도 정해진 형태가 없다.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하는 순간 세계는 중심과 주변으로 분리되어 버린다.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을 나눠 구분 짓고 차별을 가한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는 어디든 스며들 수 있고 어떤 형태로도 변할 수 있는 무정형성의 물 이미지를 통해 경계 없는 인류애를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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