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0일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으로 미뤘던 연례적인 한미 연합훈련을 다음 달 1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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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 국방장관은 올림픽 정신에 기초해 일정을 조정했던 2018년 키리졸브를 포함한 연례 연합연습 재개에 동의했다"며 "연습은 4월 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엔군사령부는 3월 20일부로 북한군에 연습 일정과 본 연습이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연습임을 통보했다"며 "연습간 관례대로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정전협정 준수 이행 여부 확인을 위해 참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소속 장교는 이날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남쪽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통보하는 글을 낭독했고 북한군은 이를 녹음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남북이 재가동한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서도 훈련이 통보됐다.

키리졸브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연습(CPX)이고, 독수리 연습은 병력과 장비 전개를 수반하는 야외 실기동연습(FTX)이다.

와스프급 상륙 강습함 가운데 1번 함인 '와스프'(LHD-1) [미 해군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한미 군은 다음 달 1일부터 4주 동안 독수리 연습을 하고 다음 달 중순부터 2주간 키리졸브 연습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수리 연습의 경우 지난해 두 달 동안 한 것과 비교하면 기간이 줄었다.

한미 군이 예년에는 3월 초에 시작한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올해는 4월에 시작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평창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는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키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은 각각 1만2천200여명, 1만1천500여명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의 키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에 각각 1만3천여명, 1만여명의 미군이 참가했다. 유엔군사령부에 전력을 제공하는 10여개국 병력 100여명도 이번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독수리 연습과 연계한 한미 해군·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인 쌍룡훈련은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한미 군은 쌍룡훈련을 짝수 연도에 대규모로 해왔다. 이번 쌍룡훈련에 참가하는 해병대는 한국은 연대급이고 미국은 여단급이다.

미국은 이번 쌍룡훈련에 강습상륙함 와스프함(LHD-1)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 해군기지에 배치된 와스프함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한다.

군 관계자는 "이번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서는 예년과 같이 별도의 연습 작전계획을 작성해 이를 토대로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규모를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지만, 강도는 낮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점을 고려해 '로키'(low-key)로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훈련 기간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한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만 해도 미국은 독수리 연습 기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 핵잠수함 콜럼버스함(SSN-762),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등을 대거 투입했다. 군 관계자는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서는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미 군은 지난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서는 전략자산을 투입한 훈련 장면 등을 언론에 공개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이번 훈련은 언론 공개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의 종료 시점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필요하면 훈련 이후에도 한미간 협의해 추가 훈련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 때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 중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키리졸브의 경우 회담과 겹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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