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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다방을 가장한 성매매 업소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일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의 한 거리에서 학생들이 다방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전문가들은 유흥밀집지역을 넘어 주거지까지 스며든 퇴폐 업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지자체와 공조한 전문적인 단속전담반 설치 및 편성은 물론, 수요자를 효과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도 한다.

정부는 2004년 ‘성매매 방지 종합대책’을 내놓은 이후 각 지역 경찰청별로 성매매 수사 및 단속을 위한 성매매 전담반을 가동시켰다. 하지만 지난 정부 들어 새롭게 제정된 4대 악(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에서 성매매가 제외되면서 전담반은 해체된 채 생활질서계 등에 편입됐다. 성매매 업소를 비롯한 퇴폐 업소 등의 전문적인 단속은 물 건너간 셈이다.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일선 경찰서는 전담반이 해체되면서 관할 지역 퇴폐 업소 단속은 다른 업무에 밀려 효과적인 단속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관리·감독기관인 지자체 역시 일반근린생활시설로 신고를 하고 변종 영업을 하는 업소에 대해 촘촘한 단속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정기적인 단속과 함께 민원 발생 시 특별단속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반시설로 등록된 이들 업소의 성매매 단속은 역부족이다. 주거지역 안에서 횡행하는 성매매를 근절시키기 위한 지자체와 경찰의 협력시스템이 절실한 이유이다.

경찰 측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용원, 노래방, 다방 등의 이름을 내걸고 성매매를 하는 업소 단속은 현장 포착이 상당히 어렵다"며 "단속을 해도 영업정지 또는 과태료 정도로 처분 수위가 가벼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과 지자체가 함께 단속의 전문성, 처벌의 확실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합동단속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지역사회의 분위기 개선 차원에서 퇴폐 업소를 방문하는 성매수자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성민 연구위원은 "지역사회 내에서 퇴폐 업소가 활개 치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수요를 제공하는 성매수자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의 왜곡된 성 인식 개선 및 인권의식 신장 교육을 통해 매수행위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매수자를 차단할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퇴폐 업소가 입주한 해당 지역 거주민들도 스스로 건강하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정활동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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