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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구 평택시장 보좌관
평택은 온 도시가 꽃으로 가득합니다. 통복천 산책로, 이충레포츠 공원에서 국제대학으로 올라가는 언덕에는 벚꽃비가 쏟아져 많은 시민들로 북적입니다. 돌계단을 비집고 핀 제비꽃도 정겹고, 잎이 떨어진 목련도 애련합니다. 저마다 독특한 품격을 지닌 꽃을 보며 우리 시의 품격을 생각해 봅니다. 꽃의 품격도, 사람의 품격도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없듯이 도시의 품격도 오랜 시간 계획하고, 준비하고, 시작하고, 진행하면서 갖춰집니다.

  평택은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산업단지에 7만9천여 명이 일하고 있는 경제 신도시입니다. 고덕산업단지에 입주한 삼성전자는 1단계 건축 공사를 완료하고 ‘3D V낸드(Vertical NAND)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라인 가동을 시작해 제품을 생산 출하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평택캠퍼스 2기 반도체 공장 투자 결정으로 지역사회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평택은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의 중심지로 단단하게 자리매김하면서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반갑고 기쁩니다. 구직을 원하는 시민을 위해 평택시일자리센터, 평택시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는 구직자에게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취업 관련 교육도 진행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도시, 평택의 첫 번째 품격입니다.

  2020년까지 주한미군 3만여 명이 평택으로 이주합니다. 평택은 외국인과 함께 살아가는 글로벌 도시입니다. 낯선 외국인 이웃과 즐겁게 지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먼저 한미 민간 교류 협력단체가 꾸려져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일상 생활의 어려운 점을 토로하고, 유익한 생활 정보도 공유하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토크 카페, 굿네이버 교류단, 문화 동아리를 통해 부담 없는 만남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께 모여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이해하고, 공연도 관람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 ·기부도 함께하며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좋은 이웃이 되는 도시, 평택의 두 번째 품격입니다.

 평택농악, 평택민요, 평택거북놀이 등 우리 시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상설 공연이 열리고, 젊은이가 좋아하는 대중문화 공연 ·버스킹 공연도 활발한 한국소리터.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 삼봉집 목판본 원본이 보관돼 있고, 그의 업적과 사상을 배울 수 있는 정도전 사당·기념관·교육관이 있습니다.

 또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불교의 깨달음을 전한 원효대사의 일생을 소개하는 원효대사 깨달음체험관 등 평택시에는 이외에도 꼭 가볼 만한 곳이 많습니다. 전통·대중 문화를 부담 없이 만끽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청각·첨단 그래픽 방식으로 조성된 역사 유적들은 자주 방문해도 색다른 체험이 가능한 명소입니다.

 우리 평택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나설 수 있는 거리에 자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공원, 둘레길, 산책로가 있습니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며 시원하게 연결된 자전거도로는 전국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라이딩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도시, 평택의 세 번째 품격입니다. 시에서는 격식과 절차를 모두 없애고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먼저 듣는 경청토론회, 원탁토론회, 시민과의 대화를 개최했습니다. 먼저 경청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대안을 찾을 수 있고 오해도 풀립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경청하며 소통하는 도시, 평택의 네 번째 품격입니다.

 시인 안도현은 ‘순서’라는 시에서 매화, 산수유, 조팝나무, 앵두나무 등 봄에 피는 꽃들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정겹게 노래했습니다. ‘나도 질세라 핀다. 한번도 꽃 피는 순서 어긴 적 없이 펑펑 팡팡 봄 꽃은 핀다’라는 시인의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평택의 품격도 순서대로 차근차근 순서를 지켜 이뤄지면서 더 멋지게 다듬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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