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 음식도 다르지만 공부와 운동은 나의 목표입니다. 어디서든 항상 열심히 할 자신이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주요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도 거두겠습니다."

지난달 일반 외국인학생으로 인천대학교 한국어학당에 입학한 마라톤선수 에드윈(29·ROTCH EDWIN KIPSANG·왼쪽)과 티모시(24·KATTAM TIMOTHY KIPKORIR)의 각오는 대단했다.

에드윈과 티모시는 인천대가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 유학생 유치 활성화 차원에서 직접 마라톤 강국 케냐에서 섭외했다. 침체된 국내 육상 중·장거리 종목을 부흥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들은 오는 9월 인천대 정식 학부과정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아직 학과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지만 각종 국제마라톤대회에서는 인천대 마크를 달고 출전하게 된다.

에드윈과 티모시는 최근 인천에서 열린 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각각 6위와 4위를 차지했다. 티모시는 지난해 송도국제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서 1시간 3분 29초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은 주중 인천대 운동장과 인근 센트럴파크에서 러닝, 학내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근력 강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주말에는 충남 청양에 있는 국내 마라톤캠프에서 주기적으로 20~30㎞ 장거리 훈련 중이다.

이들은 마라톤 강국 케냐 출신답게 세계적인 선수로 이름을 알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 형 모두 선수로 활동해 마라톤가족의 피를 이어받은 에드윈은 2016년 스페인 발렌시아 하프마라톤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와 견줄 만한 기록(59분 32초, 2위)을 내기도 했다. 에드윈은 올 10~11월께 42.195㎞ 풀코스 도전과 함께 인천하프마라톤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풀코스 질주를 다음으로 미룬 티모시는 일단 서울과 대구 등 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에드윈과 티모시는 "인천대 친구들을 사귀며 기숙사에서 가끔씩 케냐 음식을 해 먹는 등 한국생활에 서서히 적응해 가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운동과 학업을 열심히 병행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국과 인천, 한국과 케냐 간 교류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홍진배 인천대 체육진흥원장은 "에드윈과 티모시가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끔 드넓은 초원에서 운동할 수 있었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 차원에서 청양, 제주도 등의 전지훈련 지원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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