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미국 보스톤 출장 계획<본보 2월 12일 3면 보도>이 갈지(之)자 행보로 의심을 사고 있다. 원도심 부흥을 위해 외국 도시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됐지만 명확한 이유 없이 돌연 출장을 포기했다고 밝혀서다.

16일 시와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미국 보스톤과 시애틀 등을 방문하는 계획을 세웠다.

보스톤 이노베이션 지구(Innovation District)를 방문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이노베이션 지구 기획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정이다. 특히 보스톤 내항 배후에 위치한 찰스타운 네이비 야드(Charlestown Navy Yard) 지역은 이노베이션 지구로 지정, 주거와 상업·업무·산업 등의 복합단지로 개발돼 다수의 기업이 들어서 있다.

시애틀에서는 아마존 캠퍼스(Amazon Campus)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등을 방문하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원도심이었던 시애틀은 낙후된 창고시설 밀집지역에 기업 입지를 위한 사무공간과 오피스 빌딩을 건설하고 보행·대중교통 등 접근성을 개선한 결과 아마존 등 다양한 IT기업을 유치할 수 있었다.

이번 출장에는 시 행정부시장과 도시재생과 재생계획팀장, 도시공사 복합개발사업처 복합사업팀장, 대학교수 등 1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출장과 관련해 문제가 불거졌다. 도시공사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인천시는 독자적으로 미국 방문계획을 진행하다가 갑자기 도시공사를 대상 기관으로 선정해 추진했다"며 "이유는 해외 출장에 소요되는 예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인천시는 시 공무원은 시 예산으로, 공사 출장자를 포함한 교수 3명에 대해서는 공사 예산으로 집행하라고 했다"며 "공사와 사전 협의 없는 계획에 공사 출장비와 교수 출장비까지 부담하라는 것은 강제성을 넘어 월권행위이자 경영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시와 공사는 미국 출장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정상철 시 도시재생과장은 "미국 출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해외로 출장을 갈 만한 예산도 없다"고 답했다.

반면 고현일 공사 복합사업팀장은 "원도심 활성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미국 탐방을 사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학사일정이 맞지 않아 교수들은 참석 대상에서 제외됐고, 시와 공사는 최근 회의에서 국외 출장 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설 연휴기간인 지난 2월 14일부터 19일까지 동일한 계획으로 미국 보스톤과 시애틀 방문을 추진했다. 당시에는 유정복 시장이 출장을 가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출장 계획은 계획에 그쳤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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