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 진행된 가운데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한 노조원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23일 오전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 진행된 가운데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한 노조원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한국지엠 노사가 23일 ‘2018년도 임단협’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인천지역 사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5만2천여 명에 이르는 인천지역 한국지엠 관련 일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인천시를 비롯해 한국지엠 협력사 모임인 협신회와 전국대리점발전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한국지엠 조기 정상화 및 인천경제살리기 범시민협의회 등은 저마다 임단협 타결을 환영하는 메시지를 냈다. 지역사회는 한국지엠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시절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로 1천700여 명이 거리로 내몰리고 1만여 협력업체가 연쇄 도산의 공포에 떨었던 절체절명의 순간을 잊지 않고 있다.

 그만큼 한국지엠이 지역경제에 갖는 비중은 엄청나다. 한국지엠 관련 고용인력은 직접고용 1만1천500여 명, 사내도급 1천100여 명, 520여 개에 달하는 1·2·3차 협력업체에서 3만9천5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5만2천100명이 한국지엠 차량 생산과 직접적 관련을 맺고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한국지엠 영업소 17곳, 정비센터 23곳에 580여 명과 항만 및 운송 관련 170여 명 등 관련 산업 일자리까지 합하면 총 5만2천여 명이 한국지엠의 울타리 안에 있다. 이는 인천지역 제조업 취업자 35만3천 명 중 약 1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국지엠은 2016∼2017년 기준 지역총생산(GRDP)(80조9천여억 원)의 15.1%인 12조2천여억 원을 기록했다. 수출 역시 38조9천억원 중 8조8천억원으로 22.6%를 차지했다.

 인천상공회의소는 한국지엠 관련 고용인력이 받는 추정 임금총액이 2조8천여억 원으로 국민 평균 담세율(26%)을 적용하면 지역에서만 연간 7천억 원 이상의 조세 수입이 발생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한국지엠이 위치한 부평국가산업단지와 협력업체가 주로 포진한 남동산단 내 음식점과 유통업체, 주유소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한국지엠이 지역 고용 및 소득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임단협 교섭이 불발돼 GM 본사의 계획대로 법정관리에 돌입했다면 수천 명의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협력업체를 비롯한 한국지엠 관련 수만 명의 근로자가 생계를 잃을 뻔한 셈이다.

 한국지엠 전국대리점발전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노사 합의를 환영한다"면서도 "지난해 4천여 명에 달했던 한국지엠 영업사원이 현재 2천 명대로 줄어든 만큼 정부의 영업점 지원과 함께 쉐보레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신차 출시와 특별 할인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여 고객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고 했다.

 인천경제살리기범시민협의회는 "파국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진 이번 합의는 지역경제를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노사는 합의내용 실현과 자동차산업의 정상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한국지엠에 대한 자금 지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협력업체 및 관련업체 지원 등을 조속히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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