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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수원시 권선구의 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김모(35·여)씨는 가정의 달 ‘5월’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근심이 커지고 있다. 아들의 학교에서 어린이날 하루 전부터 단기방학이 시작돼 대체공휴일 다음 날까지 등교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규모 공장에서 경리로 일하는 그는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회사 업무가 많아 아이를 위해 연차를 내는 것도 눈치가 보여 쉽지 않다.

김 씨는 총 연차를 내야 하는 이틀 가운데 하루는 친정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나머지 하루는 연차를 쓰지 않고서는 자녀를 돌볼 방법이 없어 연차 허락을 받기 위해 직장 상사의 비위를 최대한 맞추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에는 친하게 지내는 전업주부 엄마에게 아이를 맡긴 적이 있어 재차 부탁하기가 미안하다"며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데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 답답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경기도내 초등학교들이 연휴가 많은 5월 기간을 활용해 단기방학 계획을 세우면서 자녀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 학부모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어린이날’(5월 5일)이 첫째 주 주말 연휴인 토요일에 겹쳐 있어 둘째 주 월요일인 5월 7일이 대체휴일로 정해졌다. 넷째 주 화요일은 국가지정 공휴일인 ‘부처님오신날’(5월 22일)로 징검다리 연휴가 포함돼 있다. 회사 사정에 따라 ‘근로자의날’(5월 1일)까지 더하고 개인 연차를 쓰면 4∼5일씩 휴일이 이어질 수 있다.

도내 초등학교들은 이 같은 일정을 고려해 5월 첫째·둘째 주 또는 넷째 주 연휴기간을 활용해 단기방학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이 2015년부터 학사일정의 자율권을 확대하기 위해 사계절 방학을 시행하면서 기존 신학기 개학 전인 ‘2월’에 포함돼 있던 봄방학을 ‘5월’로 옮겼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도내 전체 초·중·고 2천333곳(99.9%)이 5월에 봄방학, 10월에 가을방학을 각각 실시했다.

문제는 학사일정이 진행되는 평일과 달리 단기방학 때는 방과 후 수업이 부족해 맞벌이 학부모들이 자녀를 맡길 길이 막막한 것이다. 학교 측은 단기방학 기간 중 도서관 운영 등으로 맞벌이 부모의 고민을 최대한 덜어주고 있지만 여전히 부모들은 이에 따른 프로그램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5월 단기방학을 실시하는 학교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단기방학 기간에 방치되는 학생들이 없도록 학교에 각종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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