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수출업체들이 G2(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양국 간에 관세 폭탄으로 시작된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 수출로 먹고 사는 국내 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일(현지 시간) 각각 340억 달러 규모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이달 중순께 160억 달러 규모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도 예고된 상태다. 미국은 중국산 기계·가전제품과 전자제품·TV, 광학·사진장비, 의료기기 등 총 818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했다.

국내 기업들이 대부분 중국에 관련 부품을 수출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하지만 본사를 중국에 두고 완성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인천 업체는 거의 없어 당장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웨이하이에 생산공장 2곳을 뒀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인 캠시스는 생산라인을 이미 베트남으로 옮겨 G2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캠시스 관계자는 "중국 공장 1곳의 매각을 거의 마쳤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중간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문제다. 중국으로 향하는 전체 수출 중 중간재 수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78.5%에 달한다. 중국 현지의 대미 수출업체들이 고율 관세 영향으로 생산량이 떨어지면 국내 업체의 납품량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 칭다오 등 현지 4곳의 공장에서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A업체의 관계자는 "당장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내년부터 고객사(원청)가 대미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 그 영향이 당연히 우리까지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관계자는 "G2의 무역전쟁이 길어지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수출업체들은 당분간 시장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을 높이는 수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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