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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중구 을왕동 왕산해변 일원 전경 <기호일보 DB>
"민간이 주도하는 개발사업에 주민들 간 찬반 의견이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인천 용유도 왕산해변을 관할하고 있는 중구청 관계자의 입장이다.

‘왕산비치 도시개발사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관(官) 주도 사업’으로 주민들이 오해할 정도로 중구가 적극 개입했다. 이 일대 3천924㎡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도 이 사업에 찬성하는 동의서를 작성해 민간사업자에게 제출하는 등 주민들은 신(新) 관광단지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중구와 민간사업자가 을왕동 810 일원(29만여㎡)에 휴양형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유독 지난해에 집중적으로 벌인 이유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이 구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해제되면서 건축물 난립이 아직 시작되지 않아서다. 도시개발사업에서 지장물 철거와 보상 문제는 사업시행자가 풀어야 할 최대의 난제로 꼽힌다. 반면 이 일대는 무허가로 난립했던 조개구이·횟집 등 가설건축물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거의 모두 철거됐고, 신축된 건물은 3∼4곳에 불과하다. 초기 사업비를 최소화하고 구역계획의 효율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민간사업자는 이 같은 측면에서 시기적으로나 입지적으로 일괄 개발이 실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구 역시 이 일대가 계획적 개발을 통해 깨끗한 경관을 갖춘 모범적 휴양지로 거듭나면 인근 을왕리·선녀바위·마시란 해변 등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왕산해변은 최단거리에 공항과 마리나, 카지노복합리조트 등이 위치해 있어 왕산자락에 호텔과 빌라, 해변에는 테마파크와 외국인 쇼핑몰거리, 해안산책로 데크 등을 조성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 동의율이 50%를 넘지 못해 현재 사업은 주춤하다. 상업성이 좋은 해수욕장 터를 소유한 주민들은 민간사업자와 추진위원회를 신뢰할 수 없다며 자체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부정형적 난개발’의 대명사인 을왕리 해변의 경우 도로와 주차장, 공원, 하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부족으로 관광객의 민원이 매년 끊이지 않는다. 이는 왕산해변의 자체 개발이 낳게 될 암울한 미래일 수도 있다.

도시개발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토지 지분이 큰 주민들로 추진위를 재구성하고 토지부담률 최소화와 책임시공, 체비지의 공정한 매각 등을 요구한다. 이에 추진위는 차기 조합장·임원 선출 시 토지 소유 면적에 따른 우선권 부여, 종전 토지 위치로의 환지 원칙 준수, 면적 감소에 따른 손실은 용도 상향으로 상쇄하고 체비지의 공정한 입찰 등을 약속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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