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오후 수원시 인계동 시청 뒤편 유흥가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 지난 14일 오후 수원시 인계동 시청 뒤편 유흥가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지난 14일 오후 8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수원시청 뒤편 유흥가 도로. 일명 ‘무비사거리’로 불리는 이곳 도로변에 세워져 있는 ‘주정차 금지’ 도로표지판이 무색하게 수십 대의 차량이 불법 주차돼 있었다. 이 차량들 사이로 취객들이 비틀거리며 걸어나가자 차량이 급정거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고를 당할 뻔한 한 시민은 잔뜩 취한 채로 운전자에게 폭언을 하기도 했다.

불법 주정차는 주점과 음식점 앞 도로변에서 주로 이뤄졌다. 한 운전자는 편의점 근처 인도에 차량을 주차해 두고 주점으로 들어갔다. 화재 상황을 대비한 소화전 5m 내 주차 금지 규정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수원 최대 유흥가로 꼽히는 ‘인계동 박스(시청 뒤편 상권)’가 불법 주정차로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으면서 화재 시 대형 인명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각종 주점과 음식점, 클럽으로 가득 차 있는 시청 뒤편 상권은 수원 최대 유흥가다. 1987년 현재 위치에 시청사가 준공된 이후 하나둘씩 술집과 음식점들이 들어오면서 현재의 상권을 형성했다.

근처에 대형 백화점과 영화관을 비롯해 금융가 및 사무실 등 상업시설이 위치해 있는 데다, 인근에 아주대학교가 들어서 있어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모인다. 2013년 분당선 수원시청역이 개통하면서는 교통접근성까지 높아져 더 많은 유동인구가 유입됐다.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박스 사거리’ 내 교통 혼잡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곳은 불법 주차된 수십 대의 차량들로 인해 통행 구간이 좁아지면서 수많은 행인들이 박스 사거리 내 운행하는 차량들 사이로 비집고 걸어다니기 일쑤다.

배달 오토바이는 불법 주차된 차량들과 행인들을 피해 곡예운전을 하는 등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된 실정이다. 시민들은 주정차로 인해 운행이 지체된 차량들 앞으로 서슴없이 지나다녀야 하고, 심지어 순찰차 또한 비켜주지 않는 시민들로 인해 순찰에 차질을 빚는 현상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다.

인계동 박스에 불법 주정차 문제가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지자체는 정기적 단속을 통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어 행정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회사원 김모(34)씨는 "말만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뿐 차량을 세워 놓을 사람은 다 한다. 대형 화재라도 생기면 소방차 출동에 지장을 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시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주변 식당 및 주점 손님들인데, 무조건 단속을 벌이면 상인들과 마찰을 빚게 된다"며 "근처에 정해진 주차공간에 차량을 주차하는 시민의식 개선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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