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평화시대 맞아 시민단체와 서해5도 지역주민들이 용치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백령도 하늬해변에 설치된 용치.   <인천녹색연합 제공>
▲ 남북평화시대를 맞아 시민단체와 서해5도 지역주민들이 용치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백령도 하늬해변에 설치된 용치. <인천녹색연합 제공>
남북 평화시대를 맞아 서해5도에 설치된 용치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 연평도 주민들과 인천녹색연합, 황해섬네트워크 섬보전센터 등은 23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해5도 용치 철거를 촉구했다.

허선규 황해섬네트워크 서해5도 특별위원장은 "이제는 분단과 대치를 종식하고 평화와 교류를 얘기해야 할 때"라며 "분단과 대립의 상징이었지만 현재는 훼손돼 쓸모없는 용치를 철거하고 화해와 평화의 서해5도가 되길 희망하며 이 자리에 섰다"고 주장했다.


용치는 북한군의 침투를 막기 위해 인천지역 섬 등 해안가를 따라 촘촘히 박아놓은 철과 콘크리트 구조물로, 용의 이빨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 ‘용치’라고 불린다. 녹색사회연구소와 인천녹색연합 등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연평도와 대청도·백령도 일대에 설치된 용치를 확인한 결과, 총 12곳에서 3m에 달하는 용치가 2~3줄씩 해안가를 따라 최소 3천 개 이상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용치가 쓰러져 있거나 훼손돼 방치된 상태였다.

장정구 황해섬네트워크 섬보전센터장은 "연평도 새마을리 해변은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경관 훼손과 관광 활성화 저해 등을 이유로 철거를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구리동 해변은 해변 이용객을 위한 파라솔이 설치돼 있는데, 용치로 인해 경관 훼손뿐 아니라 해변 이용객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대청도 주민 백광모(58)씨는 "대청도에서 용치가 확인된 옥죽포 해안과 대진동 해안은 시에서 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으로, 지질생태관광도 계획하고 있는 곳"이라며 "하지만 용치는 모래에 파묻혀 기능을 상실한데다, 경관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는 안보와 국방을 위해 존재했지만 현재는 그 쓰임이 없는 용치가 오히려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방부는 지금이라도 현장 파악 등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용치 철거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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