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IBD) 개발사업을 둘러싼 시행사 내부 갈등이 결국 대주주 교체로 일단락됐다.

시민들의 여론은 희비(喜悲)로 엇갈렸다. 지난 3년간 개발이 멈춘 IBD 사업이 새 투자자를 중심으로 이제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다. 동시에 센트럴파크 조성 등 송도국제도시에 나선 미국 부동산개발회사 게일사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에 대한 한탄(恨歎)도 뒤따랐다.

2001년부터 17년간 IBD 사업을 함께 해온 포스코건설과 게일사는 2015년 스탠리 게일 회장의 미국 내 세금 문제와 10여 건이 넘는 양 측간 법적 분쟁으로 신뢰가 무너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십 차례에 걸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중재도 부질이 없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도 민간기업의 끝 없는 분쟁에 두 손을 들었다.

잃어버린 ‘송도의 꿈’을 추스르려면 ‘사업 파트너 교체’라는 카드를 누군가는 꺼낼 수 밖에는 시점이었다. 24조 원이 드는 IBD 개발사업의 목표는 동북아 국제 비즈니스 허브도시(574만㎡)였다.

2005년 첫 분양한 더샵 퍼스트월드의 완판으로 송도 컨벤시아가 착공됐다. 2005년 6월 NSIC는 포스코건설의 보증으로 1조5천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무난히 마무리했다. NSIC는 2007년 11월 4차 자금 조달을 통해 2조5천억 원을 확보하고 IBD의 모든 토지를 매입했다. IBD에는 센트럴파크와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유럽풍 커낼워크,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등을 세웠다.

2008년 9월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는 송도 내 부동산 시장을 얼려버렸다. IBD의 존폐의 갈림길이었다. 포스코건설은 특단의 조치로 송도사옥 건설에 나섰다. 사업개발권을 갖고 외자 유치를 책임지기로 한 파트너사의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나눠 갖은 것이다.

2010년 5월 송도사옥 준공에 맞춰 서울서 근무하던 임직원 2천200명과 가족들이 한 번에 내려왔고, 그룹 차원의 지원으로 현재 임직원 약 5천200명이 송도에서 일하고 있다. 2010년 5월 금융권은 2조5천억 원의 PF 만기 연장조건으로 포스코건설의 책임준공 보증, 3천억 원의 자금보충 약정 등을 요구했다. 회사가 무너질 수도 있는 판에 포스코건설은 이를 수용했다.

반면, IBD 개발 초기 100억 달러 이상 외자유치를 약속한 게일사의 실적은 고작 6천371만 달러에 불과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은 3천300만 달러였다. 포스코건설의 희생으로 정상 궤도를 달리던 IBD 개발사업은 2015년 7월 멈췄다.

IBD 개발로 게일 회장이 미국에서 내야 할 1천억 원 이상의 개인 세금을 포스코건설에 분담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게일 회장은 이를 거부당했고, NSIC 이사회 열어 인천경제청 인·허가를 얻은 사업을 포함해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2017년 10월 포스코건설은 2천6천억 원 규모의 재무적 부담을 연말까지 NSIC가 해소하면 시공권을 반환하기로 합의했지만 게일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게일 회장은 156억 원을 이 곳에 투자해 그동안 687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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