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15일 개청 15주년을 맞았다. 갯벌을 매립해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도시를 건설한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지난 15년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며 글로벌 명품도시로 우뚝 선 기간이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본보는 우리나라 경제자유구역의 67%를 차지하는 외국인 직접투자액을 비롯해 글로벌 바이오허브, 인천글로벌캠퍼스, 영종 복합리조트 집적화 등 IFEZ가 15년이라는 기간 거둔 성과들을 짚어본다.

▲ 청라국제도시에 세워지는 청라시티타워 조감도.
# IFEZ 개청 15주년…갯벌에서 ‘상전벽해’를 이룬 첨단도시

 IFEZ는 2003년 8월 11일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으로 우리나라의 최초 경제자유구역(FEZ)로 지정고시됐으며, 그 해 10월 15일 개청했다. 2000년대 초반 동북아지역이 세계 3대 교역권의 하나로 부상한 가운데 세계의 자본·기술이 중국으로 물밀 듯이 들어가고 일본과의 경쟁력 격차도 벌어지는 소위 ‘넛 크래커(nut-cracker)’ 상황 속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대한민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송도, 영종, 청라 등 3개 지구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1단계 국제도시 기틀 조성(2003~2009년), 2단계 본격 투자유치(2010~2014년)를 거쳐 개발사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3단계는 오는 2022년까지 개발계획이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IFEZ는 목표 연도의 연장을 추진 중이다. 국제 비즈니스, IT, BT, 교육, R&D 등이 개발 컨셉인 송도국제도시는 계획인구 26만5천 명에 지난 9월 말 기준 인구가 13만 명을 넘어서며 개발 진척률이 84.7%에 달한다. IFEZ 지정 당시 송도가 갯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모습은 ‘상전벽해(桑田碧海)’일 정도다. 항공물류·관광·복합레저 등이 개발 컨셉인 영종지구, 국제업무(금융)·R&D·의료·첨단산업·유통 등이 개발 목표인 청라국제도시의 개발 진척률은 각각 89.2%, 100%다.

▲ 송도국제도시 내 삼성바이오로직스 1~3공장 전경.
# 전국 FEZ FDI의 67% 투자…그리고 바이오 허브, 대한민국 경제발전 견인차

 IFEZ가 거둔 지난 15년의 성과는 외국 기업이 IFEZ에 얼마나 투자하고 싶은 지를 반영하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크게 두드러진다. FDI 신고액을 보면 IFEZ의 경우 올해 12억9천600만 달러(9월 말 기준)로 전국 FEZ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03년 개청 이후 지난 9월 말 기준 누적액으로 총 FDI가 118억3천100만 달러로 전국 FEZ FDI의 67%를 차지하는 등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FEZ다.

 지난 15년의 성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도약했다는 것이다. 최근 약 10개월 간의 자체 검증을 마치고 글로벌 제조승인 획득을 위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미국 식품의약국이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생산에 돌입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만L 규모의 제3공장까지 가동했다. 또 송도의 바이오산업에 씨앗을 뿌린 셀트리온을 포함해 송도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액 총 56만L로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역량을 보유했다.

 송도를 세계적인 바이오 허브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 4월 ‘글로벌 바이오 허브 조성 심포지엄’을 개최한 IFEZ는 송도 4·5·7 공구에 이미 조성된 91만㎡에 송도 11공구 99만㎡를 추가로 확보해 글로벌 바이오 앵커 기업과 연구소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 송도국제도시 내 인천글로벌캠퍼스 전경.
# 동북아 최고의 글로벌 교육 허브

 한국뉴욕주립대를 시작으로 한국조지메이슨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세계 최고의 패션스쿨인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등 5개교가 문을 연 인천글로벌캠퍼스에는 미국 스탠포드대 부설 스마트시티 연구소를 필두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의약바이오연구소, 인천의 숙원사업인 음악대학 유치와 관련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가 속속 입주할 예정이다. 인천글로벌캠퍼스는 동북아시아 최고의 글로벌 교육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또 IFEZ의 외국인 정주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채드윅 송도국제학교와 청라 달튼 외국인학교도 개교해 운영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3월에는 연세대와의 끈질긴 협의 끝에 국제캠퍼스 2단계 협약 및 세브란스 병원·사이언스파크(YSP) 조성계획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하고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연세대 국제캠퍼스 활성화, 세브란스병원의 조기 개원 및 사이언스 파크 조성, 학생 5천 명 추가 유치 등의 성과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IFEZ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와 관련한 투자유치도 잇달아 이뤄져 제조업을 선도할 공장자동화 시스템 분야의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일본 오쿠마사의 트레이닝센터가 지난 8월 문을 열었고 유럽 시장 점유율 1위의 프리미엄 가전 기업인 독일 밀레사도 우리나라 로봇 선두 기업인 유진로봇과 함께 지능형 로봇 제조 및 연구시설을 건립해 운영 중이다.

# 세계가 인정하는 IFEZ 스마트시티 기술력

 또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IFEZ의 스마트시티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송도에서 개최된 ‘뉴시티 서밋(New Cities Summit)’ 행사는 IFEZ가 최첨단 스마트시티임을 세계에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 스마트시티 기반시설 구축 등을 통한 스마트한 교통정보,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방범·방재, 쾌적한 도시생활을 위한 생활환경 정보 등 시민들이 다양한 공공 분야의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IFEZ의 스마티시티 기술력이 인정받으면서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남미로 수출하는 길도 활짝 열렸다. 2010~2014년에는 남미 에콰도르 ‘야차이 지식기반도시 개발’과 관련해 교육·연구기관·ICT·바이오 중심의 지식기반도시 개발을 위한 사업 타당성 검토와 종합계획 수립 컨설팅이 추진됐다. 2015∼2016년까지는 남미 콜롬비아 2개 신흥도시의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스마트시티 수립 타당성 조사 용역, 필리핀 기지반환청(BCDA)과 U-시티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하노이·박린·곽린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스마트시티 수출을 위한 타당성 용역 체결, 같은 해 11월 태국 AMATA 그룹과의 동남아시아 지역 내 스마트시티 추진 및 활성화를 위한 협력서 체결, 인도와의 IFEZ 스마트시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드론 환경모니터링 구축 연구개발(R&D) 사업 등이 대표적 사례다.

▲ 구와 영종도를 잇는 제3연륙교 조감도.<인천경제청 제공>
# 대한민국 복합리조트의 메카 ‘영종’, 금융·유통 중심지로 도약하는 ‘청라’

 파라다이스시티, 시저스 코리아, 인스파이어 등 3개의 복합리조트가 운영 또는 개발을 추진 중인 영종지구는 우리나라 복합리조트 산업의 메카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해 4월 1단계 1차 시설, 지난 9월 1단계 2차 시설이 오픈했으며, 오는 2022년 2단계 시설이 완공돼 본격 운영될 전망이다. 미단시티에 조성 중인 시저스코리아는 지난해 9월 착공돼 현재 공사중에 있으며, 오는 2021년 개장을 목표로, 인천국제공항 IBC-Ⅲ에 조성되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는 실시계획 변경을 거쳐 내년 착공돼 오는 2023년 준공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무의도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세계 최상위 수준의 레저·휴양 지향형 복합리조트 개발을 목표로 하는 무의쏠레어 복합리조트도 추진 중이다.

 청라국제도시는 유통·금융 중심지구로 도약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 서구 경서동 2블록의 16만5천㎡에 건립될 예정인 신세계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청라의 투자비가 당초 5천여억 원에서 약 1조 원 가깝게 늘어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쇼핑몰 개념 뿐이었던 스타필드 청라는 테마파크, 호텔 등을 갖추고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는 신개념 쇼핑몰로 바뀌었으며, 또 반년 이상 지지부진했던 건축 인허가가 지난해 8월 이뤄지고 지난 7월 경관심의도 통과돼 사업이 빠르게 탄력을 받고 있다.

 스타필드 청라 조성 사업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오는 2021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착착 추진 중이다.

 청라 시티타워와 더불어 IFEZ 청라국제도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예정인 스타필드 청라가 문을 열면 IFEZ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고 4천여 명으로 추산되는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그룹 전체의 금융 연관기능 집적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하나금융타운 조성도 착착 진행돼 지난해 6월 1단계 통합데이터센터가 준공됐고, 이달 말 2단계 글로벌인재개발원이 준공돼 내년 하반기 3단계 본사 및 금융지원센터 착공 등이 추진된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시대가 요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IFEZ가 대한민국의 ‘100년 먹거리’를 담당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 같은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면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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