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주니어 합창단의 가장 큰 의미는 봉사입니다. 재능기부예요. 저 혼자 재능기부를 하다 보니, 우리 아이들도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처음에는 소소하게 했어요. 장애인들 앞에서 플롯과 오카리나, 피아노를 연주했고, 이후에는 합창 재능기부로 이어졌답니다. 어머니들도 아이들이 ‘나눔’을 할 수 있어 좋아하고 있답니다." 조정아(42·여) 엔젤주니어 합창단 단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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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젤주니어 합창단은 ‘제3회 인천시 어린이합창대회’ 본선에 진출한 12팀 중 한 곳으로, 2015년 창단했다.

 단원들은 조정아 단장이 개인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다. 조 단장은 아이들에게 플롯 앙상블과 오카리나,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또 수 년 전부터는 합창단을 만들어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인천시 장애인 문화예술사업 - 남동정신 재활 그루터기 공연’에 참여했어요. 조현병을 가진 분들이 자신의 사연을 갖고 낭독 연극을 하는 공연이었지요. 그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합창 재능기부를 했어요. 아이들이 아픈 사람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그분들이 아이들에게 예쁘다고 말하니 아이들도 거부반응이 없었어요. ‘저 사람들은 마음이 아픈 사람일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엔젤주니어 합창단의 재능기부는 이 뿐만이 아니다. 명절이 되면 할아버지와 할머니들 앞에서 노래와 연주를 선보이고 신체나 마음이 아픈 사람들 앞에서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여기에 2015년에는 평화통일합창대회에 나가 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까지 겸비한 만능 합창단이다.

 아이들의 재능기부는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큰 도움이 됐다. 스스로 공연에 참여하고 싶다는 학생을 비롯해 일부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랐다. 봉사활동이 이어질수록 소극적이었던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변해 갔다.

 "악기 연주는 어떻게 보면 개별적이기도 해요. 학교에서 학예회를 하더라도 마음이 맞는 애들끼리 하지 다 같이 모이지는 않아요. 여기서는 아이들이 합창을 하면서 친구의 음에 귀를 기울여요. 서로의 음을 듣고 배려하면서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거죠. 귀도 트이는 효과가 있답니다."

 조정아 단장은 "우리 엔젤들이 합창대회에 참여해 보다 넓은 연주 경험을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지원했는데, 본선에 참가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아이들 일정도 바쁠텐데, 단체 연습 때마다 잘 협조해 준 부모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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