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내 다문화 학생들이 수년간 인천 지역사회와 교류하면서도 일반 학교 적응에 어려움으로 여전히 이방인으로 남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인천시교육청은 지역 내 7천여 명에 달하는 다문화 학생의 가정 지원을 위해 국적에 관계없이 인천에 주소지만 분명하면 어느 학교든 입학해 교육과정 이수가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생활하며 지역사회에 익숙해져 가지만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외모와 문화적인 면에서 구분이 가는데다, 어쨌든 다른 나라 국적을 지닌 외국인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방인’이라는 시선은 벗어나기 어렵다.

 지구촌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 사회와 학교에는 우리와 다르다고 여겼던 외국인들이 더불어 살고 함께 공부하는 시대가 됐다. 이들과의 의사 소통과 2세 교육, 인권 문제 등이 이미 우리 사회의 관심사로 대두된 지 오래다. 하지만 다문화 자녀들은 외모가 다른데다 우리말의 발음과 표현이 서툴러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등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중도입국한 다문화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나 친구들과의 관계 유지 등 여러 면에서 힘들기 마련이다.

 결국 아이들의 소속감과 지원을 위해 많은 다문화 부모들이 귀화를 시도하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다. 한국에서 적응하거나 자립하는 데 필요한 소양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법무부의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만 영주자격이 주어지는데, 각자의 사정으로 무사히 이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법무부가 지정한 거점·일반 운영기관에서 사전평가를 받아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을 마쳐야 하지만 생업 등으로 출석 시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한다.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은 현재도, 또 앞으로도 같이 살아가야 할 이웃이며, 내국인과 같이 중요한 국가의 인적 자산이다. 그런데 이들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불행이며 손실일 수밖에 없다. 다문화가정이 지역사회에 잘 적응해 뿌리를 내리고 이들의 자녀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요구된다. 단일 민족 국가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우리나라가 급격하게 다문화 사회로 이행하게 된 것은 그 가치를 따지기에 앞서 이미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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