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타운
93분 / 드라마 /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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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전용클럽들이 모여있는 ‘아메리카 타운’의 사진관 소년 상국은 증명사진을 찍으러 온 기지촌 여성에게 한 눈에 반한다. 상국은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는 그에게 첫 경험을 안겨준다. 상국이 소년성을 잃던 날들의 감각은 미군 기지촌 여성들이 느꼈던 상처와 아픔으로 이어진다. 그가 소년의 눈으로 목격한 짙은 화장에 쓸쓸한 표정으로 비참한 생활을 하는 여자들의 삶은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 기지촌의 감춰진 진실과도 맞닥뜨리게 된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시드니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영화 ‘아메리카 타운’이 6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이후 소파(SOFA)협정과 함께 한국에 형성된 기지촌에서 자행된 심각한 인권 침해와 학대를 한국 영화 최초로 스크린에서 그려냈다. 수십 년 동안 정부조차 외면했던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영화는 ‘내 안에 우는 바람’, ‘검은 땅의 소녀와’, ‘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 ‘콘돌은 날아간다’ 등으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됐던 전수일 감독의 작품이다.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어두운 일면을 카메라로 응시해 온 전 감독은 이번에도 군산에 형성된 기지촌 아메리카 타운을 배경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어두운 진실을 밀도 있게 다뤘다.

 영화 포스터에는 사진관 소년 상국이 아련하고 슬픈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하는 순간을 포착해 기지촌 여성을 사랑하게 되고 그녀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느끼는 슬픔을 담고 있다.

 여기에 ‘눈이 오면 집에 갈 수 있을까’라는 카피를 통해 기지촌의 현실과 마주하면서 순진무구하기만 했던 시절과 이별을 해야 하는 소년의 마음과 돈을 벌기 위해 기지촌으로 왔지만 누군가의 딸인 여자가 언젠가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극중 상국역을 연기한 배우 김단율은 드라마 ‘참 좋은 시절’, ‘한번 더 해피엔딩’, 영화 ‘가려진 시간’, ‘군함도’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아역배우로 영화 ‘아메리카 타운’으로 장편 극영화의 첫 주연을 맡았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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