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검찰의 기소 이후 당직을 모두 내려놓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신년 하례식에 불참키로 했다.

이에 따라 16년 만에 경기지사를 당선시킨 뒤 처음 열리는 민주당 도당의 신년 하례식이 다소 김 빠진 모양새가 됐다.

3일 민주당 도당에 따르면 4일 오전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신년 하례식과 상무위원회를 연다. 이후 주요 참석자들의 현충탑 합동 참배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년 하례식에서는 우수 지역위원회 시상식, 각 위원회별 임명장 수여 등이 이뤄지며 김경협 도당위원장을 비롯한 도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기초단체장, 경기도의원 및 기초의회 의장단 등이 참석한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는 불참할 예정이다.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사실상 ‘당원권 정지’ 상태에 놓인 이 지사가 도당의 주요 행사에 참석할 경우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적용한 셈이다.

그동안 도당의 신년 하례식의 경우 민주당뿐 아니라 다른 주요 정당에서도 도당위원장과 도내 국회의원, 지자체장, 지역위원장, 광역·기초의원 등을 비롯해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행사이자 소통하면서 도정의 협조를 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측면에서 전임 남경필 지사나 김문수 지사도 빠짐 없이 참석해 왔다.

특히 민주당의 이번 신년 하례식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 압도적 승리를 이끈 뒤 처음 실시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큰 상징적 의미를 갖지만 막상 경기도 선거 승리의 최대 상징인 이 지사가 불참하게 되면서 맥이 빠진 모습이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당직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여서 상무위 등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충탑 참배라도 참석할 수 있는지 의견을 전했지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백의종군’을 선언, 모든 당직 사퇴를 비롯해 당원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도 이 지사의 입장을 수용, 별도의 징계 절차 없이 당원권을 유보하는 선에서 논란을 봉합했다.

남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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