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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우의 맛과 정치 외

2019년 01월 31일(목) 제13면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허성우의 맛과 정치
허성우 / 굿프렌드 정우 / 1만9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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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백성을 본으로 삼고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國以民爲本 民以食爲天·국이민위본 민이식위천)’고 했다. 삶이 순조롭게 풀리면 살맛이 나고 힘겨우면 죽을 맛이다. 잘 살 때는 매 끼니가 맛있고 인생이 꼬일 때는 밥맛도, 입맛도 쓰디쓰다. 30년 넘게 정치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점은 정치의 근본이란 바로 국민들이 살맛나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맛과 정치는 통(通)한다.』 -서문 中-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이 대한민국 정치에 거침없는 쓴소리를 담은 책 「허성우의 맛과 정치」를 출간했다.

 그는 생선구이 집에서 ‘나라는 작은 생선을 굽듯 다스려야 한다’는 노자의 도(道)의 통치를 설명하고, 양고기 집에서 효(孝)가 정치의 근본임을 역설한다. 명태탕을 앞에 두고 ‘깜’이 안 되는 정치인을 비판한다.

 30여 년간 정치에 몸담아 온 저자가 다양한 정치 경험을 통해 기른 통찰력과 내공으로 날카로운 분석을 곁들인 메시지를 담았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한다.

 이 책은 저자가 선정한 19개 맛집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장마다 특정 음식과 관련된 역사와 사유(思惟), 그 속에서 도출해 낸 정치의 지혜가 녹아 있다. 일상생활에서 인용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정치적 잠언과 선인들의 명구, 음식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있어 주변에 가까이 두고 자주 찾아 읽기에 부담이 없다.

 대박 난 맛집 사장들을 직접 인터뷰해 풀어 놓은 경영 노하우는 무심코 책을 집어 든 독자들에게 의외의 깜짝 재미를 선사한다. 만약 이 책이 요식업 예비 창업가의 손에 우연히 들린다면 사막 속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도 있지 않을까. 책을 읽고 있으면 저자와 맛집의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깊은 바닷속 그물망에 꿰어 있는 물고기를 걷어 올리듯 동서고금의 지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새로운 관점, 정치적 영감 등이 줄줄이 딸려 올라오는 신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시사평론가이자 정책연구가인 저자 허성우 이사장은 경희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불교방송 ‘허성우의 뉴스와 사람들’ 진행, 국회부의장 정무보좌관, 17대 대통령후보 정무팀장, 제42대 미국 대선 밥 돌 공화당 후보 선거본부 아시아인 최초 아시아지역 담당 스태프 등을 역임했다.

오에 겐자부로의 말
오에 겐자부로·후루이 요시키치 / 마음산책 / 1만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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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전쟁통에 유년 시절을 보냈고 전후 사회의 격랑을 통과하면서 이제 노년을 맞이한 두 거장 오에 겐자부로와 후루이 요시키치. 이 책에서 펼쳐진 둘의 대화는 그 폭과 깊이가 남다르면서도 마치 오랜 친구가 만나 회포를 풀 듯 친근한 합(合)을 보여 준다. 같은 문학군에 속한 적은 없지만 동세대 작가로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평생 글을 쓰기 위해 분투했던 두 거장의 고민과 화두, 그리고 직접 표현하지 않아도 작가로서 서로에게 보내는 존경과 격려가 대화 사이에 깊이 배어 있어서 대담의 품격을 높인다.

이 책에서 오에는 특히 노년에 관해 말할 때 약해진 몸 때문에 그에 맞춰 만년의 독서 방침을 정했다고 하면서도 더 쓸 수만 있다면 끝내 시를 쓰고 싶다는, 작가로서 마지막 소망을 고백한다. 후루이는 노년이 죽음이라는 필연적인 속박 안에 있기 때문에 노년만이 지닌 명료성이 있으며, 그렇기에 자신도 계속 글을 쓰고 싶다고 화답한다.

이렇듯 두 작가 모두 만년에 이르렀지만 계속 일하고 싶다고 하면서 삶에 대한 커다란 열정을 나타낸다. 마지막에 다가갈수록 오히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또렷해지고 더욱 살아있음을 느끼는 노년의 역설은 독자들의 삶에 큰 울림을 전할 것이다.

경험 수집가의 여행
앤드루 솔로몬 / 열린책들 / 2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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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수집가의 여행」은 한 인물의 내면적 성장 스토리인 동시에 우리 세계가 변화해 온 기록이다. 저자 앤드루 솔로몬의 유년 시절은 여행에 관해 두 가지 경험이 교차한다. 루마니아 유대인 이민자 출신의 아버지가 그에게 영원한 안식처는 없다는 두려움을 심어 줬다면, 어머니가 가져온 세계 각국 민속의상이 그려진 클리넥스 통은 그에게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은 열망을 키워 줬다.

그리하여 저자는 20대 중반 모스크바를 첫 여행지로, 50대 초반 호주 대보초의 마지막 여행까지 25년간 7대륙을 누빈다. 소련의 해체를 가져온 쿠데타를 겪으면서 바리케이드까지 진군해 온 탱크를 내려다봤던 일, 캄보디아에서 내전 생존자의 극적인 체험을 취재했던 일, 불행히도 꼼짝없이 배에 갇혀 빙산만 잔뜩 구경했던 남극 모험, 최고지도자 카다피의 관저로 초대받은 일 등 도저히 한 사람의 일생에 모두 담겼다고 믿기 힘든 경험들을 수집한다.

연대기적으로 묶인 여행기를 차례대로 읽노라면 이 책이 단순히 한 개인의 이야기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솔로몬의 여행기 속에는 지난 한 세대 동안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던 정치·문화적 변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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