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은 작가는 지난 10년을 ‘찬란한 10년’으로 회고한다. 하지만 이 말은 그저 화려하고 좋은 일만 있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30대를 큰 아픔으로 시작했던 그녀는 자신의 크고 작은 실수와 그것을 향한 깊은 성찰이 있었기에 비로소 인생의 맛을 알게 됐다고 고백한다. 사소하기에 지나치던 것들이 더 이상 사소하지 않게 되고, 중요해 생각을 사로잡았던 것들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삶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잡지 기자에서 아홉 권의 에세이를 낸 작가이자 방송인으로, 이제는 심리살롱 대표와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으로 묵묵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그녀는 때론 미시적인 관찰로, 때론 누구보다 철학적인 언어들로 묻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일하는 여성으로서 그녀가 전하는 담담한 고백을 읽다 보면 성별을 떠나 우리가 얼마나 더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현재의 삶에 집중하는 법, 지금 이 순간에 진한 애착을 느끼는 작가의 진심을 마주하다 보면 남자든 여자든 마음 한쪽이 촉촉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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