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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환경권 강화 외면하는 정부

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

2019년 03월 11일(월) 제10면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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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
곧 야외활동이 폭발적으로 많아질 시점이다. 천지만물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봄이기 때문이다. 이번 봄에는 미세먼지가 조금이나마 잡히고 청량한 바람이 갑갑한 도시인의 가슴을 탁 트여주길 바란다. 인천시가 오는 2022년까지 서울 여의도 면적 2.9㎢에 버금가는 공원을 조성하겠다니 반가운 봄소식일까. 지난 수년간 마땅한 해법도 없이 골머리를 썩게 했던 장기 미집행 공원 중 상당수가 당당히 푸른 옷을 덧입게 됐으니!

 이번 발표는 인천시 결정도 그렇거니와 그간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노력과 협력이 크게 작용한 성과이다. 인천시장이 직접 나서서 밝힌 이번 구상은 도심 곳곳에 공원과 녹지가 지켜지거나 실제로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행정 실무선에서 오가던 논의 내용이 인천시장 입으로 공표되고 선언되며 약속됐다는 점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도시공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땅을 매입해야 조성할 수 있다. 해당 부지가 개인이든 정부 기관 소유든 사고파는 재산인 것이다. 그간 돈이 없으니 지자체가 지정만 해놓고 정작 공원은 조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정권이 바뀌며 이리저리 돌리는 폭탄이 됐다. 장기 미집행된 공원 일몰제에 따라 2020년까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공원 계획지가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을 경우 인천지역 공원 면적의 17%에 해당하는 7.23㎢가 자동 실효된다. 그 이후에는 당연히 땅 주인의 재산권 행사가 언제든 가능해진다. 자칫 여러 이유로 개발 바람이 밀려올 수 있다. 이에 시는 개발제한구역이나 국·공유지, 재정비 지역 등 4.32㎢를 제외한 2.91㎢, 46개소로 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재정사업 43개소(2.34㎢), 민간특례사업은 3개소(0.57㎢)가 해당된다.

 가장 큰 어려움은 돈을 마련하는 문제다. 공원 조성에 총 5천641억 원이 들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다각도로 예산을 마련하는 한편 부족한 부분은 지방채, 곧 급한 대로 빚을 내서라도 채우게 된다. 정책적,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도 난개발과 훼손을 막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보존가능 지역으로 선별된 국·공유지는 중앙정부와 국회 등과 정책적으로 협의를 거쳐 보존하겠다는 것이다. 기타 잔여 부지에 대해서 도시자연공원구역 편입이나 도시개발사업 추진 등을 통해 기능을 기존대로 유지해나갈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 한숨 놓이고 환영할 만한 조치에 큰 박수를 보낸다. 그럼에도 전적으로 낙관하기 어렵다. 당장은 인천시 움직임을 지켜보며 힘을 싣기는 해야겠으나 현실적으로 시장의 약속을 추동하기 위한 체계와 방법을 민·관 공히 서둘러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후 실행에 필요한 추진력을 붙여야 한다.

 더욱이 당혹스러운 대목은 정부의 행태다. 공원일몰제는 전국 대부분 지자체가 겪는 국가적 국토이용계획 현안이자 환경현안이다. 사유재산권 존중이나 행정계획 현실성을 따지는 측면과 함께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권과 조화롭고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에 직결된 사안이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동시에 국토부, 국방부, 환경부, 기재부 등 중앙부처들 간의 협치도 중요하고 지자체와 공조 역시 절대적인 사안이다. 하지만 중앙부처는 여전히 공원일몰제와 관련해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다. 지자체 발등의 불일 뿐이다. 지역 내 갈등으로만 치부하거나 알아서 해법을 찾아야 할 사안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하니 자구 노력에 나선 지자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들도 중앙정부 역할을 건의하고 촉구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꿈쩍 않는 정부를 상대로 급기야는 ‘2020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 행동’이 지난해 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토부·기재부의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갑질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을 정도다. 이들은 오늘도 중앙정부에 도시공원일몰제 대상지에서 국공유지를 제외하는 방법, 지방자치제도 도입 전 중앙정부에서 계획한 공원이 많은 만큼 지자체에 예산 등을 지원하는 방법, 공원녹지로 결정된 국유지는 무조건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양여하는 방법을 강력히 제안하고 있다. 2020년, 내년이면 빗장이 풀린다. 중앙정부는 언제까지 시민, 그리고 국민의 환경권을 지자체 고유사무로만 판단하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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