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농·축협 및 수협과 산림조합을 4년간 이끌어 나갈 조합장들을 선출하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마침내 끝났다. 지난달 28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경기도 내에서는 180개 조합(농협 163개, 수협 1개, 산림조합 16개)의 총 489명의 후보자가 등록해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선거전을 마치고, 드디어 180명의 승리자와 309명의 패배자가 나왔다.

 먼저 선의의 경쟁을 멋지게 펼친(?) 패배자들에게는 박수를 친다. 정말 최선을 다했을 거라 믿는다. 지역의 소황제라고 불리는 조합장 자리이기에, 자신의 욕망과 욕심이 정확히 녹아든 선거, 그 어느 때보다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을 것이다.

 패자의 싸움을 경험한 사람은 알 것이다. 나 역시 대학원 시절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참모와 아버지의 신협 이사장 선거를 수차례 직간접으로 경험해 봤기에 충분히 공감한다.

 그 얼마나 화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지, 당사자는 6개월 이상 식음을 전폐하며 패잔병처럼 생활을 할 것이다. 선거 기간 수천∼수만 명과 악수를 했던 그 느낌이 지워질 때까지 우울감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깨끗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 툴∼툴 털어버리자. 그러지 못한 이들은 계속해서 당선인에 대한 고소·고발 건을 진행하겠지만, 결국 허망한 마음만 남을 뿐.

 이번 투표에서도 우리네 인생처럼 어부지리(漁夫之利)는 있었다. 단일후보만 등록된 28개 조합은 선거도 진행하지 않고, 바로 무혈입성(無血入城)을 했다. 하지만 좋아할 것만은 아닌 듯, 그만큼 조합원이 바라는 조합장에 대한 기대감은 에베레스트산보다 높을 것이다.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제1회 조합장선거보다는 깨끗하게 치러졌다고 자평한다. 지난 1회 선거 때는 선거법 위반 관련 고발·수사의뢰·경고 건수가 78건이었지만, 올해 2회 선거에서는 20%가량 줄어든 62건으로 집계됐다. 줄어든 건수를 보고 칭찬해야 되는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당선인은 왕성한 조합 활동을 통해 농·축협 및 수협과 산림조합 발전을 위해 깨끗한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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