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왼쪽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사랑하기 위한 두 가지 전제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2019년 03월 15일(금) 제10면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최원영 행정학박사.jpg
▲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누구나 사랑을 원하고 그 사랑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연인이 되고 그래서 가정을 꾸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연인이 됐기 때문에 또는 결혼했기 때문에 행복한 커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커플도 꽤 많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행복과 불행을 갈라놓을까요. 어쩌면 사랑의 방법이 서툴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후천적인 기술이라고 확언합니다. 사랑은 배울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젊은 시절, 연애를 해본 사람은 압니다. 별것도 아닌 일로 서로 다투고 급기야 이별의 아픔을 겪곤 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도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조금만 흐르면 다시 사랑의 대상을 갈구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사랑이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환상적이고 설렘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픔을 통해 인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지혜를 배워나가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이 주는 아픔은 그래서 우리를 더욱 성장시키는 선물이 돼 줍니다.

 그렇게도 갈구하던 사랑의 대상을 찾았다고 해도 결국 그 사랑에 실패하는 까닭은 오로지 사랑받기만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 늘 환상적이고 설레는 것만이 자신에게 와야 한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사랑은 두 개의 극단적인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설렘과 실망, 또는 애정과 미움처럼 말입니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실망감이나 미움이 생길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미움도 사실은 사랑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움은 사랑이 아니라고 여기니까 다툼이 일어나고 급기야 이별의 아픔을 겪는 겁니다.

 사랑을 행복으로 이끌어가려면 에리히 프롬이 조언해준 것처럼 사랑의 올바른 방법을 터득해야만 합니다. 방법 중의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겁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쓴 「인생수업」에 어느 부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부가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배가 불편하다면서 먼저 자겠다며 키스를 하고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남편은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이 비극적인 일을 겪은 아내의 말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키스였고, 마지막 저녁식사였고, 마지막 포옹이었다. 누구라도 그런 일을 겪기 전까지는 언제가 마지막 외출인지 알지 못한다. 그 일 이후 나는 깨달았다. 모든 인간관계에는 마지막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남편이 내게 잠시 동안 맡겨진 선물일 뿐 영원히 내 곁에 둘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말이다. 그것을 깨달은 다음부터는 지금 이 순간과 이 순간에 만나는 사람들을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소중히 여기게 됐다."

 사랑의 올바른 방법 중 두 번째는 그가 힘들어할 때 그의 곁에 함께 있어 주는 것입니다.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3」이라는 책에 나오는 사례가 도움이 됩니다.

 어느 작가가 자신이 심사를 맡았던 어느 대회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대회의 목적은 ‘남을 가장 잘 생각할 줄 아는 아이를 뽑는 일’이었다.

 그가 뽑은 우승자는 일곱 살 아이다. 그 아이 옆집에는 최근 아내를 잃은 나이가 많은 노인이 살았다. 그 노인이 우는 걸 보고 소년은 노인이 사는 집 마당으로 걸어가서는 노인의 무릎에 앉았다.

 엄마가 나중에 아이에게 노인께 어떤 위로의 말을 했냐고 묻자 아이는 말했다.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 할아버지가 우는 걸 도와 드렸어요."

 사랑이 행복을 견인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참이 되려면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 사랑이 올바른 방법으로 오고갈 때만이 행복할 수 있다는 전제 말입니다.


기호일보, KIHOILBO

전체선택후 복사하여 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