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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 오리온 최진수,이승현 선수./연합뉴스
1승2패로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인 오리온이 ‘벼랑 끝 승부’인 4차전에서 ‘핵심 전력’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게 됐다.

오리온은 지난 2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접전 끝에 87-90으로 졌다.

패배보다 더 뼈아팠던 것은 팀 내 주축인 이승현과 최진수의 부상이었다.

이승현은 1쿼터에 레이업을 시도한 후 햄스트링에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났다. 2쿼터 중반 잠시 코트로 돌아왔지만 오랜 시간을 소화하지 못하고 다시 벤치에 앉았다. 최진수는 경기 막판 리바운드 다툼에서 밀려 넘어져 발목을 다쳤다. 그는 오랫동안 경기장에 누워 고통을 호소했고, 부축을 받아 코트를 떠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4차전 출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28일 오전 "최진수의 부상 정도는 병원에서 정확한 검진을 받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4차전 출전 여부도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3차전에서 오리온은 경기 막판까지 KCC와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도 ‘한끗’이 모자라 역전에 실패했다. 여기에는 공격과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 주던 이승현·최진수의 공백이 크게 작용했다.

정태균 IB스포츠 해설위원은 "초반부터 이승현이 빠지고 나니 수비에 공백이 컸다"며 "KCC에 골밑 득점을 너무 많이 내줬다"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했다.

두 선수의 부상으로 오리온은 1패만 더하면 탈락하는 ‘벼랑 끝 승부’에서 ‘차·포’를 떼고 나서게 됐다. 최진수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지만, 만약 나선다 하더라도 온전한 컨디션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이 승리한 2차전에서 두 선수의 역할은 컸다. 이승현은 브랜든 브라운과 하승진을 막으며 19점을 올렸고, 최진수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이정현을 전담 수비해 KCC 공격의 시발점을 봉쇄했다. 3차전에서도 최진수는 전반에 분위기를 가져오는 두 개의 블록슛을 해내며 수비에서 맹활약했다. 이 때문에 두 선수의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질 전망이다.

언제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릴 능력이 있는 두 선수가 빠지게 되면 오리온의 공격 선택지는 확 좁아진다. 먼로와 허일영, 기복 있는 에코이언 정도가 오리온이 내밀 수 있는 카드의 전부다.

수비에서의 문제도 심각하다. 먼로와 더불어 골밑 수비를 전담하던 이승현과 상대 ‘에이스’를 막던 최진수가 빠지게 된다면 오리온 수비 전략은 기초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태균 위원은 "두 선수가 빠지게 된다면 오리온은 전력의 40% 정도를 잃게 되는 셈"이라며 "4차전은 KCC의 일방적인 우세로 흘러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팀의 4차전 경기는 29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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