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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외

2019년 04월 11일(목) 제13면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나의 집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이현화 / 혜화1117 / 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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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부터 서울시내 같은 자리에 있던 작은 한옥 한 채를 둘러싼 작지만 큰 변화, 그 변화의 시작과 이후의 과정 모두를 채집한 사진과 글이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다.

 오늘날 서울시내에 남아 있는 수많은 한옥은 대부분 일제강점기 이후 근대에 걸쳐 지은 이른바 ‘도시형 한옥’이다. 1936년부터 서울 혜화동 인근에 자리잡고 있던 작은 한옥 역시 그 무렵 서울시내에 적극적으로 보급된 도시형 한옥 중 한 채였다.

 지어진 지 80여 년 이래 원형을 간직한 채 수십 년 동안 한 가족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의 터전이었던 이 집은 2017년 6월 새로운 집주인과 새 인연을 맺었다.

 그 인연의 당사자는 오래된 이 집을 삶의 터전으로 삼기 위해 대대적인 수선을 결심했다. 수선의 전제는 원형의 보전이었으며, 작은 한옥 한 채에 고스란히 쌓인 80여 년의 시간을 가급적 존중하는 것이었다.

 지어진 이래 거의 최초로 이뤄지는 이 집의 변화는 단지 눈에 보이는 공간만의 것이 아니었다. 낡은 한옥 한 채와의 인연은 이 집에서 살아갈 집주인의 삶의 내용 역시 변화시켰다. 눈에 보이는 공간과 눈에 보이지 않는 집주인의 삶이 동시에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집주인은 이러한 변화를 개인의 기억과 경험으로 간직하는 대신 그 출발 이전부터 수선의 시작 그리고 변화의 과정 모두를 고스란히 사진과 글을 통해 채집했고, 그 축적물을 정돈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내보냈다.

 그렇게 등장한 책 「나의 집이 되어 가는 중입니다」는 그저 한 개인의 집 수선의 기록으로서의 의미만을 지니지 않는다. 개인의 기록을 넘어 오래된 것이 갖는 아름다움, 그 원형의 보전을 둘러싼 고민, 그리고 눈에 보이는 공간과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의 보이지 않는 삶이 맞물리고 관계를 맺어 나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다시 말해 이 책은 하나의 공간이 그 안에 사는 사람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이로써 독자들은 한 채의 집을 지어 나가는 과정은 물론 공간이 한 사람의 삶에 미치는 변화 폭의 깊이와 넓이를 매우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책에 실린 아름다운 사진들은 사진이 눈에 보이는 것을 포착하는 시각적인 장치일 뿐만 아니라 텍스트가 미처 전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매체임을 증언한다.

 사방에 범람하는 수많은 이미지에 둔감해진 독자들로 하여금 그동안 잊고 있던 사진이 예술의 한 장르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다.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안정은 / 쌤앤파커스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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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취미로 시작한 달리기를 통해 ‘강철 멘털’을 가진 마라토너로 거듭난 안정은의 러닝 에세이다.

 그는 그저 ‘백수’라는 소리를 피하려고 하루 30분 남짓 뛰기 시작했다고 한다. 과거 일곱 번 이직하면서 1년간 무직이었을 정도로 방황했던 그는 달리기를 꾸준히 한 후로 무엇보다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전한다.

 달리다 보니 심지어 직장 내 따돌림을 당했을 때도 운동을 지속하는 집념이 생겼다고. ‘나도 원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까지 덤으로 주어졌다.

 이처럼 백수 생활 중 달리기를 시작한 저자는 이제 세계를 여행하는 크루즈의 러닝 강연자로, 발리·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대회의 마라토너로 곳곳을 다닌다.

 지금은 대규모 러닝 행사를 기획하는 기업 ‘런더풀’의 대표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제4의 언어
엄숭호 / 사람의무늬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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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부로부터 들려오는 속삭임, 고귀한 목소리를 자각하고 내부 언어와 외부 언어와의 소통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내부 언어는 재생산, 생명 연장 같은 인류 전체의 선(善)을 향해 긍정적인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생겼다가 사라질 수도 있는 외부 언어와 달리 내부 언어는 수백억 년 전부터 지속돼 온 불멸의 언어로, 그 가치는 몹시 위대하며 점점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인류가 생존을 위협받는 순간에도 이 내부의 목소리가 다시금 우리를 구원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그러면서 무엇이 필요하고 올바른지 알기 위해서는 이제 생명 탄생부터 인류와 함께 존재했던 가장 오래된 사멸하지 않는 언어, 모든 생명체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내부의 언어, 즉 제4의 언어(유전언어)에 기대어 볼 때라고 강조한다. 인류가 밝은 미래를 원한다면 우리에게 가장 오래된 이 제4의 언어가 들려주는 현명한 가르침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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