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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0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남자 축구 A대표팀 선수들이 훈련 도중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인천시가 미래 가치를 내다보지 못한 채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외면했다. 당장 아쉬운 재정 탓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대한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축구종합센터(제2NFC) 유치 2차 심사에서 경주·김포·상주·여주·용인·천안시와 예천·장수군 등 8개 지방자치단체가 후보로 선정됐다.

센터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훈련과 각급 지도자·심판의 교육시설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24년 1월 사용이 종료되는 파주 NFC 시설과 활용도에 한계를 느껴 각종 대회 유치가 가능한 대규모 종합체육시설로 NFC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은 NFC 건립이 가져올 경제·문화적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1월 마감된 1차 공모에는 전국 24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각 후보지마다 시민사회와 정계·체육계 등 인사들이 힘을 모아 유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인천은 일찌감치 유치를 포기하고 공모조차 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NFC 건립 시 10년간 생산유발 2조8천억 원, 부가가치 1조4천억 원, 고용 창출 4만1천 명 등의 효과가 있다고 봤다. 세부적인 기대항목으로는 ▶글로벌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및 지역상권 매출 증대 ▶생활체육시설 인프라 확충 ▶기업 및 대학 상생협력을 통한 스포츠산업 발전 등을 꼽았다.

대한축구협회는 국제공항 접근성에 따른 해외파 소집과 해외팀 유치 등에 가장 용이한 인천에 가장 먼저 유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시는 33만㎡(축구장 12면, 체육관, 수영장, 축구과학센터 등)에 달하는 부지 확보와 1천500억 원의 건립예산 부담으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일각에서는 시가 경제적 부담으로 미래 가치에 대한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쳤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박찬민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인천은 국제공항 접근성도 뛰어나지만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를 치른 경험도 있어 유치 과정에서 어필할 장점이 많다"며 "축구가 국내 스포츠산업에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도 우선 유치를 포기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가 유치 공모 전 의사를 타진해 온 것이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었다"며 "내부적으로 역기능과 순기능을 파악했으나 재정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NFC 유치에 공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달 안으로 8개로 좁혀진 후보지에 대한 현장실사를 거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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