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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사진 = 안산시 제공
경기도내 지자체들의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이 제각각이고 운영 시기마저 달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부 지자체는 여태껏 시행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고양이 애완인들은 더운 날씨를 앞두고 중성화 시술을 진행하면 자칫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올해 도내 31개 시·군은 총 2만5천800마리의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사업을 진행한다. 시·군별로 적게는 150마리부터 많게는 2천 마리에 달한다.

지자체는 해당 사업에 국비 20%, 도비 12%를 지원받는다. 올해 2만5천800마리를 중성화하는 데 들어가는 총비용은 38억7천여만 원이다.

문제는 사업 추진 시기가 3∼11월 사이로 정해져 있을 뿐, 이를 늦게 시작해도 제재가 없다 보니 지자체별로 사업기간이 다르다는 점이다.

통상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은 이 기간인 약 8개월만 진행된다. 다만, 혹서기인 6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는 중성화 수술을 받은 뒤 방사될 길고양이들의 건강 문제로 인해 수술 금지나 이상기후 등으로 수술이 제한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날씨가 풀리는 3월부터 사업이 신속히 이뤄져야 하지만 도내 일부 지자체들의 사업 시행이 늦어지면서 오히려 고양이의 생명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수원시는 당초 2천 마리의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사업을 계획했지만 지난 3월 초 2억2천500만 원을 들여 1천500마리의 수술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이 수정돼 계약심사 신청이 늦어졌다. 이 때문에 수술비용의 단가 조정 문제로 인해 수술을 진행할 병원들의 입찰도 진행하지 못하면서 이달 말께나 사업 시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오산시도 지난해(100마리)보다 6배 늘어난 600마리에 대해 중성화 사업을 계획했지만 농식품부 예산심의 과정에서 ‘1년 만에 사업량이 급격히 늘었다’는 이유로 3월 초 사업량이 300마리로 갑작스럽게 줄어 사업 시행은 17일에나 가능하게 됐다.

일부 캣맘들은 "3∼4월 바짝 중성화 수술이 진행돼야 할 시기에 일부 지자체는 아직도 시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석민 수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동물 보호 차원에서 시행되는 사업인 만큼 적시·적기에 이뤄져야 한다"며 "도나 정부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시작 시기를 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 여건상 사업 시행 시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내년부터는 예산 교부를 좀 더 빨리 진행하고, 최대한 3월 내 시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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