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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세상을 걷다

2019년 05월 09일(목) 제13면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순례, 세상을 걷다
오동호 / 인타임 / 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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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세 나라에 걸친 2천㎞ 산티아고 순례길의 서경과 서정을 담은 풀코스 산티아고 순례기 「순례, 세상을 걷다」가 출간됐다.

고요하고 경이롭기까지 한 프랑스 르퓌 순례길(800㎞)과 장엄한 대서양을 벗하며 걷는 스페인 북쪽 순례길(600㎞), 그리고 대항해 시대의 열정이 살아 숨쉬는 포르투갈 순례길(600㎞)의 숨 막히게 아름다운 풍광은 단번에 독자를 순례길로 데려간다.

이 책은 꿈꾸는 정책가이자 고독한 여행가인 저자가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인생 2막을 시작하며 순례길에서 쓴 삶의 성찰기이기도 하다.

저자 오동호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지내고 현재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면서 좋은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18년 가을 공직을 마감하고 인생 2막을 위한 자기 성찰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나서 82일간 2천㎞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 책은 두 가지 면에서 여느 산티아고 순례기와 차별화된다. 하나는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세 나라에 걸친 대장정을 담았다는 점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위의 세 길을 포함해 다섯 개 정도인데 보통 순례기는 이들 중 하나만을 걷고 쓴다. 세 개 코스 2천㎞를 걸은 순례기는 흔치 않다. 길고 고단한 여정인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볼거리와 느낌을 전해준다.

프랑스 르퓌 순례길은 고요하고 경이롭다고 표현한 저자는 계곡 속에 자리한 콩크와 피작마을은 마치 중세시대 마법의 마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고 소개한다. 스페인 북쪽 순례길에서는 장엄한 해변 풍광과 함께 처연한 파도 소리를 벗 삼아 걷는 고독한 순례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

다른 하나는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진지한 성찰기로 부족함이 없다는 점이다. 인생 1막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하더라도 인생 2막의 무대 앞에 서면 두려움이 엄습하게 마련이다. 그 두려움을 진정시키는 마법으로 저자는 고난의 여정, 산티아고 순례길을 선택했다. 인생 1막과 작별하고 인생 2막을 맞이하는 자신만의 의식을 치른 셈이다.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나누고 싶다며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삶이 쉽지만은 않다. 늘 뭔가 불안하고 힘들다.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방황하는 청춘, 상실과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중장년들과 체험을 나누고 싶다. 도전과 열정이 되살아나고, 새로운 출발의 설렘이 밀물처럼 몰려올 것이다. 이 책을 인생 1막에서 함께 했던 그리운 공직의 동료들에게 헌사하고 싶다. 늘 그들의 도움과 사랑 속에서 성장해 온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 싶다. 무엇보다도 인생 2막의 새로운 출발에 많은 영감을 준 산티아고 순례길에 동행했던 머나먼 이국의 순례자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다."

집은 어떻게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나
존 S. 앨런 / 반비 /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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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인류학자 존 S. 앨런은 이 책에서 ‘우리는 왜 집에서 편안함을 느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집의 느낌’을 탐구한다. 또 신경과학과 뇌과학에서 이뤄진 최신의 연구 결과를 결합해서 집과 인간이 맺어 온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관계를 밝힌다.

현대사회에서 인간과 집의 관계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우리는 집보다 일터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고, 전통적인 가족 형태는 점점 해체되고 있다. 앨런은 그럼에도 집이 우리에게 주는 본질적인 이익은 아직 유효하다고 말한다. 또 변화하는 세상에서도 집과 관련된 즐거움들을 인식하고 누릴 수 있기를 당부한다. 꼭 혈연관계일 필요는 없는 사람들과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집을 단순한 휴식처가 아닌 더 많은 활동이 벌어지는 곳으로 만들면서 말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집의 진화에 관한 정보들은 우리가 개인으로서, 또 사회 전체로서 더 나은 집 생활을 꾸려 나가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건축의 의경
샤오모 / 글항아리 /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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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양은 교회 건축이 가장 빛났고 동양은 궁전 건축이 가장 뛰어났나, 왜 서양 교회 건축은 주로 돌을 사용했고 동양 궁전은 나무를 사용했나, 왜 서양은 솟아오름을 강조했으며 동양은 횡의 확장을 강조했나. 저자는 이렇듯 수많은 ‘왜’를 던지면서 건축의 비교 연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다. 나아가 서구와 중국의 건축물이 지닌 예술형식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깃든 깊은 문화적 의의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1984년 ‘신건축(新建築)’에 ‘중서(中西) 비교를 통해 본 중국 고대 건축의 예술적 성격’을 발표한 이래 줄곧 이 문제를 이론적으로 깊이 탐구해 왔다.

생애 최후의 저작에서 저자는 건축예술이 나타내는 면모를 통해 건축문화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실례로 보여 주며 전체 모습이 드러나도록 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중국과 서양의 건축구조와 형체, 내부 공간과 중국의 독창적인 환경예술, 서양 근현대와 현대건축의 새로운 발전 상황 등을 소개한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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