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시장이 계속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도 확장하는 추세다.

 일반 소비자들도 손쉽게 커피를 직접 로스팅할 수 있게 해 주거나 밖에서도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도록 한 커피메이커 등 다양한 혁신기술을 적용한 커피 관련 제품들을 국내 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커피시장의 새바람으로 ‘콜드브루(Cold Brew)’ 열풍이 불고 있다.

 차가운 물에 우려낸다는 뜻을 가진 콜드브루는 찬물 또는 상온의 물을 사용해 10시간 이상 장시간에 걸쳐 추출한 커피를 말하며, 더치(DUTCH) 커피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기존 콜드브루 커피는 장시간 추출에 비해 나오는 양이 매우 한정적이고, 더운 여름철에는 세균 번식 등 위생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소닉더치코리아는 세계 최초로 음파진동과 음악(SONIC SOUND WAVE)의 신기술을 접목해 5분 만에 콜드브루 커피를 추출하는 콜드브루 커피머신 ‘소닉더치(SONIC DUTCH)’를 개발해 커피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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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닉더치코리아가 행사 관람객들에게 커피머신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 콜드브루는 한국

 수원시에 소재한 ㈜소닉더치코리아는 세계 최초로 음파진동과 음악을 이용해 5분 만에 콜드브루 커피를 추출하는 커피머신 ‘소닉 콜드브루 커피머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기기 위에 커피 추출 도구를 올리고 시간과 진동수 단위, 진동 세기를 설정한 후 음악을 틀면 음파진동에 의해 커피가 추출되는 방식이다.

 추출시간이 짧아 기존 콜드브루의 문제점으로 대두되던 위생, 세균 번식 등의 문제가 없고 한 번에 10L까지 대량 추출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커피시장에서 소닉더치 제품은 신속함(Speedy), 안전성(Safe), 신선함(Fresh)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특히 최적의 특정 음파를 가장 빠르고 자연스럽게 매질에 전달시켜 음파진동과 매질의 공명을 통해 저온의 물로 짧은 시간(5∼10분) 내 커피 성분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기존 더치커피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스피커 기능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를 추출하는 이색 경험도 선사한다.

 소닉더치코리아는 더치커피를 대중화시킨 일본과 미국·중국·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인공지능 스피커가 내장된 커피머신 등 신제품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준 소닉더치코리아 대표는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음파진동과 음악(SONIC SOUND WAVE)을 이용해 5분 만에 콜드브루 커피를 추출하는 최신 커피머신"이라며 "장시간에 걸쳐 추출하는 기존 콜드브루 커피 추출 방식과 달리 블루투스 기능을 추가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으면 5분 만에 1L 이상의 콜드브루 커피가 완성돼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아도 될 뿐더러 세균 번식 등 위생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프레소 하면 이탈리아, 핸드드립 하면 일본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한국 하면 특별히 생각나는 커피 제품이 없다"며 "세계 최초로 단숨에 콜드브루 커피를 추출하는 기계를 한국에서 개발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 콜드브루 하면 한국, 그리고 소닉더치라는 인식을 전 세계인에게 심어 주는 것이 소닉더치의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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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더치코리아의 커피머신.
# 아이디어로 시작… 발품 팔며 스타트업 등장

 이상준 대표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사업 담당자로서 중국에서 생활했다. 그곳에서 한국 학생들에게 프랜차이즈 기획마케팅 과정의 하나로 커피 관련 교육을 시키고 취·창업을 연계해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도 커피를 배우게 됐고, 바리스타 자격증은 물론 커피의 맛과 생두 등급 등을 감별하는 큐그레이더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에서 텀블러에 원두를 넣고 손으로 흔들어 커피를 추출하는 영상을 보게 됐다. 보통 커피는 열에너지로 추출하는데 운동에너지로 커피를 추출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흔들기엔 힘들어 보였다. 사람 손 대신 기계의 힘을 빌려 추출하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다 음파진동 추출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 대표는 "아이디어는 나왔지만 제품 디자인이나 시제품 제작을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래서 귀국 후 여러 창업지원기관의 문을 두드렸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그의 아이디어는 여러 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았고 디자인, 시제품 제작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고비도 찾아왔다. 초기 스타트업이다 보니 투자 지원이 절실했던 것이다. 또 대량생산을 하면 판매단가가 낮아져 시장 진출이 수월하지만 자본의 부재와 소량의 시제품만으로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경기도의 업(UP·業) 창조오디션에 도전했다. 도가 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크라우드펀딩 업체 와디즈㈜가 후원하는 업 창조오디션은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이 업계 전문가와 투자자 앞에서 사업모델을 설명하고 사업성을 검증받는 자리다.

 그는 창의적인 우수 스타트업과 투자자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것이 목적인 만큼 이곳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아쉽게도 이 오디션에서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성과는 있었다. 오디션의 최종 본선 다섯 팀에 들었다는 것 자체가 소닉더치의 기술력과 아이디어에 대한 우수성을 방증한다. 오디션 이후 투자 문의도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에게서 마케팅이나 투자유치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신용보증기금 스타트업 데모데이 공모전 대상, 수원시 창업오디션 공모전 대상,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 우수디자인상 등을 수상하고 특허까지 출원하며 소닉더치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심사위원 중 한 분은 직접 관심을 갖고 여러 관련 업체를 소개해 주셨다. 투자유치 사업계획서에서 수정·보완해야 할 부분도 알려 주셨고, 경기도와 수원시도 주기적으로 투자유치 관련 정보나 애로사항 상담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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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소닉더치코리아 대표
# 최소 3년 이상 경력 쌓은 뒤 창업 나서야

 소닉더치코리아는 더 많은 기술 개발을 위해 벤처 인증과 R&D 등을 진행하면서 시제품 양산화에 노력할 계획이다.

 사업자용뿐만 아니라 개인용 모델도 보급하고, 프랜차이즈도 사업도 진행할 생각을 갖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미국·일본·중국으로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세계 유명 박람회나 카페쇼에 꾸준히 나가 판매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창업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창업인 것 같다.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고 창업을 했으면 한다. 최소한 그 분야에서 3년 이상 경력을 쌓은 후 창업하길 바란다"며 "만약 창업을 했다면 누군가가 도와준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본인이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업가 정신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열정을 갖고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한 발, 한 발 가다 보면 언젠가는 꼭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조언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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