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광역버스 업계가 고사 위기다. 임금 협상 중인 노동조합은 최저임금 인상분 정도만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중이지만 이마저도 사측은 도장을 찍지 못한다. 준공영인 시내버스 기사들 임금을 월 28만7천 원 인상한 것과 다른 분위기다.

광역버스 업계는 조조할인제라도 폐지해 달라고 시에 요구한 상태다. 연간 20억여 원을 아껴 기사들 임금을 올려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15일 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조조할인제는 오전 6시 30분 전에 광역버스를 타면 2천650원인 요금을 20%(530원) 할인해 주는 제도다. 2016년 광역버스 요금을 150원 올리면서 도입됐다. 업계는 사실상 요금 인상 효과가 없다며 계속 폐지를 요구했지만 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역버스 노조들은 280만여 원인 임금을 290만여 원까지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회사 경영난으로 시내버스 수준(382만9천 원)은 언감생심이다. 격일제 근무여서 시내버스(1일 2교대)보다 근무시간이 길다.

인천에서 운행 중인 광역버스는 약 220대, 하루 수익(약 55만 원) 중 5∼6%(2만7천500∼3만3천 원)가 조조할인으로 빠져나간다. 연간으로 따지면 평일(260일) 기준 17억4천240만 원(1일 1대당 조조할인 손실분 3만 원 적용)이다.

최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회의 때도 조조할인 폐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지난해 업계는 20억여 원(2017년 기준)의 적자를 봤다며 시에 재정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업계는 거리비례제(30㎞ 이후 5㎞마다 100원씩 요금 추가) 개선도 시에 요청했다. 20㎞ 이후 요금 추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서울 광역버스는 운행거리가 35∼40㎞로 거리비례제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기본요금 400원 추가 인상도 요구했지만 걱정거리가 있다. 인상되면 지하철로 수요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요금제도 개선은 환승할인 때문에 서울·경기와 상의해야 해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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