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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탈의 역사 지닌 땅 남산마을에 ‘신바람’

[원도심 도시재생 봄날 꿈꾼다] 프롤로그

2019년 06월 03일(월) 제1면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강화도는 우리나라 수난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해 왔다. 고려시대 삼별초의 난을 비롯해 병자호란 이후 조선 말기에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로 열강의 수탈 현장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강화군 남산리 213-2 일원. 강화산성이 있는 남산의 서측에 위치한 남산마을 역시 수난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이곳은 고려 말 조선 개국을 반대하는 아홉 충신(九臣)이 벼슬을 버리고 남문 밖 마을에 들어와 살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이들을 신왕조에 출사시키기 위해 포섭하려 했으나 응하지 않고 아사(餓死)하거나 자진해 이곳을 ‘구신골(舊臣谷)’ 또는 ‘부조현(不朝峴)’이라는 지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남산마을은 한때 강화 방직산업 성장의 핵심 지역으로 사회·경제적 부흥기를 누렸던 적도 있다. 하지만 산업구조 변화로 인구 유출이 지속됐고, 그 결과 고령자의 수는 늘어나고 마을 내 열 집 중 한 채는 빈집으로 남아 있는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

지금은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마을은 변화를 시작했다. 강화군과 남산마을 주민들, 인근 상인들이 힘을 합쳐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을 이끌어 냈고, 2020년까지 총 360억 원이 투입된다. ‘고려 충절 남산마을’을 슬로건으로 노후 주택을 개선하고 마을 특성화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소득 창출 기회를 마련한다. 여기에 인근 강화풍물시장, 강화문화원 등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콘텐츠도 개발한다. 강화에서는 처음으로 주민들이 주도하는 마을재생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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